백두산 장군봉의 산사태

2010. 9. 2. 21:59별. 그리고 사진/북 - 백두산을 가다

백두산은 그 모습이 매우 빠르게 변하는 산이다.

첫 번째로 산 정상 부근의 암석을 보면 용암이 솟아나와 단단하게 굳었다기보다는, 돌과 자갈이 화산재에 섞여서 그냥 뭉쳐진 것 같은 모습이다. 그래서 손으로 그냥 긁어도 부스러지는 정도이다. 가파른 경사면 아래에는 대개 무너져 내린 돌무더기가 쌓여있다.

사람이 없을 때 떨어지면 모르겠으나 낙석 때문에 다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장백폭포 가까이 가려면 예전에는 안전모를 써야 했는데, 지금은 그나마도 안전문제 등으로 폐쇄되어 있다. 천지의 천문봉에도 경사가 가파른 곳 아래에는 낙석 위험 때문에 철조망으로 접근을 막아 놓았다.


위 사진을 보면 그냥 가만 놔둬도 비바람의 침식작용으로 그 모습이 빨리 변해갈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백두산 모습의 변화요소는 막개발이다. 중국의 관광 개발 마인드가 예전 우리나라와 비슷해서 친환경 개발과 거리가 멀다. 8월 중순에 가보니 6월에 비해 벌써 많은 변화가 있었고, 특히 천문봉 왼쪽 능선들을 관광하기 위한 길을 내는 공사와 추가적으로 정상 부근에 건물을 짓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백두산은 사화산이 아니라 휴화산이라는 점이다. 조만간 다시 폭발할 것이라는 연구자들이 많다. 실제로 다시 화산분출을 하게 되면 아주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물론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길림성 지역에 큰 비가 온 직후인 8월 중순에 들렀을 때에는 전에 없이 산사태를 많이 목격할 수 있었는데, 특히 백두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로 북한에서는 김정일을 상징한다고 하여 신성시하는 장군봉에서 무너지는 것이 많이 보였다.

산사태가 나면 천둥치는 소리가 나면서 돌무더기가 떨어져 내리는데, 천지 물위로 물보라가 튀고 나서 흙먼지가 자욱하게 솟아오른다. 하루 동안 이런 산사태를 5번이나 보았다. 천지 기상대 직원에게 물어보니 그네들도 거의 보기 힘든 현상이라고 하는데, 밤새 우르릉 거리는 소리에 등골이 오싹해서 촬영이 어려울 정도였다.



천지 인근에서 만난 백일기도하는 도사님(?) 말씀으로는 김정일 신상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고 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난데없이 4개월여 만에 중국에 다시 방문했다고 한다...


ps)
백두산에 가 있는 동안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1주기가 있었다. 요즘 한겨레 신문에 문정현 신부가 [길을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지난 이야기들을 연재하고 있다. 그 중에 보면 감옥에 끌려갔다 준법각서를 쓰고 나와서 후회하는 이야기가 있다.

http://www.hani.co.kr/arti/SERIES/185/427317.html

그 중의 한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
"내가 석방이 된 뒤 감옥에 남은 사람은 김대중 전 대통령뿐이었다."

이런 분이 우리나라의 대통령이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ps2)
오늘 아래와 같은 신문기사에 달린 댓글. 정말 라면 먹고 있었더라면 큰일 날 뻔 했다.






전에 대출이 어렵다는 농민보고는 빽을 써야 되겠네요 그랬다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