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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12.17

우선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내 짧은 영화 편력사상 이제까지 본 대한민국 영화중에서는 가장 수작이 아닌가 싶다. 한번 더 보고 나서 글을 써야지 했는데, 어쩌다 주말에 대기시간(?)이 생겨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영화관에서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최소 두번은 곰씹어 보아야 했던 영화다. (그러고 보니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것이 아마 반지의 제왕3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

왜 최고의 영화였다고 하는지는 직접 보면 된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모든 질곡을 짊어진 주인공과 그 원흉인 외계인(?) 사이의 지구를 지키기 위한 한판 대결... 정도로 요약하면 사실 영화를 제대로 설명한 것이 아닌데 너무 많은 것을 알려주면 스포일러가 될것이므로 여기서 줄인다.

어쨌거나 이 영화는 작품의 완성도와 제작사의 기대와 영화평론가들의 극찬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참패하여 저주받은 걸작이 되어버렸다. 사실 나도 영화관에서 못보고 다운로드 받아서 봤으니까.

왜 흥행에 실패했던 것일까?

 

흥행실패 원인 1. 미남미녀 주인공의 부재

쭉빵한 주인공들의 멜로라인과 러브신이 없다. 주인공역의 신하균이야 '킬러들의 수다'에도 출연했으니 그나마 꽃미남 부류에 들어간다 치자. 그렇지만 사이코에 연쇄살인마 역할임에도 과연 꽃미남으로 어필할 수 있을까?

또한 그의 젤소미나(황정민)는 부은(?) 얼굴은 둘째치고 짧고 굵은데다 (실제 69년생으로 영화출연시 30대중반) 마찬가지로 정신박약에 서커스단에서 외줄타기 묘기를 하는 괴력의 소유자로 일반적인 영화에서의 상대역 여주인공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뭐 이건 멜로라인이 형성되기는 커녕 영락없이 코메디 아니면 호러인 것이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이 주인공들 결국 비참하게 죽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마지막은 세계 영화사상 최고의 해피엔딩이다. 내가 꿈꾸던... ^^)


흥행실패 원인 2.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 차마 볼수 없는 화면.

대한민국 현대사의 모순들을 외계인의 소행으로 꼬아버린 블랙코미디(?)에 잔혹 호러물이다. 대한민국 사람들 이런 유머(?)에 익숙하지 않다...

또한 앞서 말한바와 같이 주인공이 얼마나 많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질곡을 짊어졌는지. 아버지는 탄광 노동자로 일하다 죽고, 엄마는 화학공장에서 일하다 중독되어 식물인간 상태이고, 좋아하던 여자는 파업을 진압하던 구사대 관리자에 맞아죽었다. 주인공 병구가 납치하는 대상들도 학교폭력을 일삼던 담임교사, 교도소 시절 간수, 그리고 일하던 공장의 공장장(바로 그 애인 때려죽인 관리자)등이다.

물론 지구를 정복하러 온 외계인으로 알고 잡아다 고문하고 해부했지만 외계인이 아니었다. 결국 기르는 개의 먹이로 준다! 이런 설정 이외에도 극중 외계인(?)으로 나오는 백윤식에 행하는 수많은 고문들 - 때수건으로 살갗 벗기고 물파스바르기, 머리빡빡밀기, 이뽑기, 손바닥에 못박기 - 등 코믹하긴 하지만 상당히 잔혹해서 조금 불편하다.

흥행실패의 원인 중 하나는 관객을 불편하게 만든 것이 아니었을까. 그렇지만 그렇게 의도적으로 불편하게 만들었기에 이 영화가 수작이 될 수 있었다.

 

흥행실패 원인 3.

그러나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흥행실패 원인은 마케팅의 부재가 아니었나 한다. 포스터나 홍보에서 영화의 내용을 전혀 짐작할수 없게한 것이 아닐까 한다. 하긴 영화가 대한민국 영화들의 거의 모든 주제들과 형식미를 버무려 넣고 모든 장르들을 섭렵하였으니 참으로 애매한 일이기도 하다. SF에, 호러에, 시대극에, 추리 수사물에, 블랙코미디에...

그렇다보니 비평가들의 한결같은 호평도 영화를 흥행참패에서 이끌어내지 못하였다. 오호 통재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화속의 다른 영화들의 패러디 장면들은 이 영화를 보는 또다른 재미 중의 하나이다. 2001스페이스오딧세이와 같은 SF, 쏘우 같은 호러, 스타워즈, 매트릭스, 천녀유혼 등등 수많은 영화들의 패러디 장면은 어디서 본것 같은데 하는 화면의 연속이며 이 수많은 패러디를 알아보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아마도 상당한 헐리우드 키드일 것이다.

 

그런데 세상의 모든 부조리가 외계인들의 소행이라고 믿는 주인공을 보면서, 못되면 조상탓도 아니고 대한민국의 모든 불행의 씨앗을 DJ로 몰아가는 모 신문사들을 떠올린 것은 나만의 생각이었을까.

 

ps) 이 영화를 만든 장준환 감독이 영화배우 문소리씨와 결혼한다고 한다. 둘다 만만치 않은 포스들의 주인공들이다.

Posted by 권오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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