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똥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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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눈꽃과 별
2011. 한라산. 한라산 백록담에 대한 KBS 신년 다큐멘터리 작업의 마지막 촬영을 다녀왔습니다. 양 발 발가락과 뒤꿈치 다 까지고, 양 무릎 퉁퉁 부어있고, 무거운 장비 짊어지고 다녔더니 어깨랑 허리도 결리고, 장비 분해조립을 자주 했더니 손가락이 다 부르텄습니다. 눈밭에 해가 쨍쨍해서 두건 쓰고 다녔는데 눈 주변으로 안면 화상이라 따끔거립니다. 올라갈 때는 두 명이 장비 나르는 것을 도와주었는데, 밤새 혼자 들고 다녀야 했으니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었지요. 여름에도 전기 들어오는 매트에 겨울 이불 덮고 자는 사람이 추운 곳에서 밤새 작업하는 것도 만만찮지만, 천체사진 20년 넘게 찍어도 가장 힘든 것은 밤새는 것이랍니다. 보름에 가까운 달이 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중 가장 맑은 밤하늘을 볼 수..
2011.12.15 -
킬리만자로, 키보봉과 별똥별
킬리만자로의 주봉인 키보봉 위로 엄청난 밝기의 별똥별, 즉 화구가 떨어지고 있다. 키보봉의 동쪽 면은 빙하가 거의 사라지고 보이지 않는다. 십여 년 전의 사진을 보면 봉우리의 중간까지는 하얗게 덮여 있다. 사진에 보이지 않는 서쪽 면에는 빙하가 좀 더 남아 있다. 중간 왼쪽에 보이는 불빛들은 키보(Kibo) 캠프에서 자정쯤에 정상을 향하여 출발하는 등산객들의 헤드램프 불빛이다. 왼쪽 능선에서 보이는 불빛은 바라푸(Barafu) 캠프에서 출발한 사람들이다. 킬리만자로의 동쪽에 있는 경로들로 올라온 경우에는 키보 캠프에서, 서쪽의 경로들을 지나온 경우에는 바라푸 캠프에서 정상을 향한 도전을 하게 된다. 대개 자정 전후로 출발해서 새벽에 정상인 우후르 피크(Uhuru Peak)에서 일출을 보고 내려오게 된다...
2010.08.21 -
두 번째로 컸던 별똥별
소백산에서 촬영하는 중에 갑자기 하늘이 번쩍하고 밝아졌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아직도 떨어지고 있는 별똥별! 이제까지 본 것 가운데 두 번째로 큰 별똥별이었다. 사진을 보면 두 번에 걸쳐 터진 것을 볼 수 있다. 이제까지 본 것 가운데 가장 큰 별똥별은 고등학교 때 본 것인데, 울퉁불퉁한 덩어리가 보일 정도로 크고, 작은 불똥들이 타닥타닥 타면서 떨어져 나왔다. 커다란 숯 덩어리가 떨어지는 것 같았다. 작은 불똥들을 휘날리며 밤하늘을 가로지른 별똥별은 북두칠성의 국자에서 터지며 사라졌다. 등골이 오싹해서 소원을 빌 정신이 없었다.
2010.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