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자를 위한 천체망원경 추천

2010. 10. 18. 23:14별별 이야기

모 잡지사에서 망원경을 추천해 달라고 해서 써 본 글입니다. 제 의견으로는 망원경을 사는 것보다 맑은 날 인근 시민천문대를 찾아가는 것이 더 좋습니다. 정 옆에 두고 보고 싶다면 쌍안경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어쨌든 잡지사의 기획의도와 맞지 않아서 기사화 되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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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해로 뿌옇게 찌는 하늘을 넘어 보다 자세히 밤하늘의 구석구석을 바라보고 싶은 욕망은 망원경을 찾게 만든다. 하지만 망원경은 첨단 과학제품이다. 제대로 관측이 가능한 망원경은 백만 원이 훌쩍 넘어가므로 만만한 가격이 아니다. 국내 천체사진 전문가 대부분은 수천만 원대의 장비를 이용하고 있다.


십만 원 이내의 장난감(!) 망원경으로는 달이나 밝은 행성을 간신히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마저도 상이 또렷하지 않다. 입문자에게 두 번째로 좋은 장비는 ‘쌍안경’이다. (가장 좋은 장비는 두 눈이다. 밤하늘을 가장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관측도구이다.) 쌍안경은 손에 들고 볼 수도 있고, 낮에 새를 보는 등의 여러 용도로도 쓸 수 있다. 값도 저렴하다. 쌍안경은 7x50과 같은 숫자로 규격이 표시되는데, 각각 배율과 구경(mm)이다. 구경이 클수록 밝은 상을 볼 수 있지만 무겁고 비싸진다. 일반적으로 밤하늘을 보는데 적절한 것은 5~10배 정도이다. 그 이상의 고배율은 손으로 들고 보기 어렵다.

쌍안경으로는 달의 표면 분화구를 볼 수 있으며 도심지에서 잘 보이지 않는 별자리를 찾을 때도 도움이 된다. 여름철에는 그냥 손에 들고 은하수 쪽을 훑다보면 여러 성운, 성단들을 볼 수 있다. 쌍안경으로 보았을 때 가장 아름다운 대상들은 가을, 겨울 하늘에 집중되어 있다. 오리온 대성운, 안드로메다 은하, 카시오페이아 이중성단, 플레이아데스 성단 등이다. 특히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보면 입에서 탄성이 절로 나올 것이다.

본격적인 관측을 위해서는 망원경이 필요하다. 성능과 가격이 비례하기 때문에 더 좋은 장비를 찾다가는 끝이 없다. 또한 비싼 망원경이라고 들여다보았는데 오히려 실망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기존에 알고 있던 성운, 성단, 은하들의 이미지는 오랜 시간 노출을 주어 촬영한 사진들이므로 사람의 눈으로는 아무리 좋은 망원경으로도 그렇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고급 망원경을 다루기 위해서는 많은 기술이 축적되어야만 한다.

이렇게 값비싼 망원경을 사는 것보다, 날씨 좋은 날 근교의 시민천문대를 찾아가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전문가가 수억 원대의 망원경으로 밤하늘의 보석들에게 안내해줄 것이다. 영월의 별마로 천문대나 대전의 대전시민천문대 등이 유명하고, 전국 각지에 많은 천문대들이 운영되고 있고 또 만들어지고 있다. 무료로 운영되는 곳도 있지만 유료이거나 예약이 필요한 경우도 있으므로 인터넷으로 미리 검색해보도록 한다.

그래도 망원경을 자기 소유로 갖고 싶다면 아래 사이트를 참고하자.
www.stareshop.com

(12.19 추가 내용)
위 사이트의 쌍안경 특가 판매 상품을 눈여겨 보자. 쌍안경 관측에 필요한 것들이 모두 정리되어 있다. 쌍안경과 쌍안경을 삼각대에 고정시켜서 볼 수 있는 홀더, 그리고 삼각대. 이렇게 셋트를 갖추면 안정적으로 상이 흔들리지 않게 관측할 수 있다.

보급형 => 가격대비 성능비로 최고라는 평을 듣는 쌍안경이다.
고급형 => 중급자용이라고 나와 있는데 중급자용이라고 하기보다는 고급형이 맞겠다. 쌍안경 내부에 질소충전이 되어 있는 점이 차이점.




DMZ 작업 때문에 들렀던 양구의 국토정중앙천문대. 맑은 밤하늘 덕분인지 서너 가족이 관람중이었다.
위 사진은 소니에서 받아온 A33의 HDR기능을 시험해본 것이다. 밝은 천문대 건물과 어두운 밤하늘이 동시에 표현되었다. 그냥 찍으면 천문대 간판이 하얗게 날아가거나 밤하늘이 아주 어두운 검은 색으로 떨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