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5. 14:00ㆍ살다보면
엊그제 간만에 일찍 퇴근한다고 나섰는데, 지하철을 타자마자 바로 다음 정거장에서 누군가가 뛰어들었다. 그래서 1시간 가까이 갇혀 있었다. 경찰이 와서 사고 현장 조사하고 감식반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사체를 수습하기 위해서 열차는 잠시 뒤로 갔고, 그 뒤 5분도 되지 않아 운행을 재개했다. 피 묻은 바퀴들 그대로...
올해 들어 벌써 두 번째다. 먼저 번은 내가 타고 있던 전철이 아니라 앞 전철이었다. 작년 사망자 통계를 보면 하루에 36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고 한다. 이런 통계로 보면 올해 두 번 지하철에서 이런 일을 겪은 것이 그리 특별한 경험은 아닌게 되는 게다. 계산해 보니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서는 두 달에 한 번씩 자살하는 사람이 나오는 꼴이다. 가끔씩 달갑지 않은 청소를 하려면 아파트 경비원도 할 짓이 못되겠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 죽는다. 사실 당연한 이야기인데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서거하기 전에는 크게 느끼지 못하던 사실이다. 왜 사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참 어렵다. 답이 될지 모르겠지만 행복하게 사는게 목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목적 이전에 권리이고 대한민국 헌법에도 그렇게 나와 있다. 행복하게 사는게 목적이라면, 삶이 행복하지 않고 앞으로도 행복하기 어렵다 생각되면 자살도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닐 수도 있겠다. 하지만 행복할지 불행할지는 사실 불확실한 미래다. 가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니까. 하지만 남겨진 가족의 불행한 삶은 확실한 미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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