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에서 철조망 위로 뜨는 별을 찍다

2010. 4. 23. 22:57살다보면


요즘 DMZ에서 촬영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서해안 도라산 쪽부터 동해안 금강산 아래까지 훑어왔다. 작년부터 다큐멘터리 사진가치고 DMZ 들어가 보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많은 작업들이 이뤄지고 있는데, 여러 가지로 뒤숭숭하다보니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아무튼 어찌하다보니 천체사진가도 꼽사리 끼어 좋은 구경하고 있다.


DMZ 지역은 자연이 정말로 잘 보존되어 있다. 특히 천적이 없는 멧돼지, 고라니, 노루 등은 개체수가 엄청나게 늘어서, 멧돼지는 병사들의 잔반처리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잔반통 옆에서 놀고 있고, 밤에는 고라니를 피해서 운전해야 할 정도다. 몇 년 전만 해도 그렇게 보기 힘들던 산양을 이제는 심심하면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온갖 물고기와 새들의 천국이다.

통일이 되면 DMZ를 대한민국의 세렝게티로 만들어도 좋겠다. 어차피 주변 지역은 너무나 많은 지뢰가 묻혀 있어 완벽한 제거가 불가능하기에 개발이 어렵다. 남한 지역에서는 멸종된 호랑이와 사슴을 들여와서 방사하고 GP를 야생동물 관측장소로 개발하는 것이 어떨까. 멧돼지나 고라니 등도 포식자가 있어야 개체수 조절이 될 것이다. 몇 중으로 설치된 철조망을 그대로 활용하면 되니까 일석이조다.

철조망 옆의 길은 올레길로 개발해도 좋겠다. 동에서 서로 약 250km 가까이 되니 며칠 걷기도 넉넉하다. 이미 경기도 지역 김포~고양~파주~연천을 잇는 182km의 올레길이 5월 8일부터 열린다고 한다. 먼저 둘러본 소감을 말하자면 완전 대박 되겠다. 부드러운 흙길과 우거진 숲이 꼭 제주의 비자림 같다.

ps) 보안검열 관계로 직접 촬영한 사진은 올릴 수 없다. 나중에 방송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