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27. 11:32ㆍ별, 그리고 사진 - 국외/오로라 - Yellowknife, Canada
밤에 오로라를 촬영하는 것은 대개 타임랩스 기법을 사용합니다. 어둡기 때문에 노출시간을 길게 준 사진들을 연속으로 찍어서 영상으로 만드는 것이죠. 하지만 엄청나게 밝은 오로라가 뜨면 길어야 1/30초의 노출인 동영상으로도 촬영할 수 있을 정도가 됩니다.
SBS 다큐멘터리 <오로라 헌터>를 촬영하러 캐나다 옐로나이프에 갔는데, 예정된 열흘 정도의 촬영기간 동안 쓸만한 오로라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돌아오기로 예정한 날 새벽, 비행기표를 취소하고 혼자 눌러 앉습니다.
그날 밤, 평생 본 것 중 가장 아름다운 오로라를 만났습니다. 선명한 핑크빛이 밤하늘을 가득 채우는 장면을 보았지요. 제 책의 표지사진도 그 날 찍힌 것입니다.
아래가 바로 그 날 터진 오로라 동영상입니다. 타임랩스가 아니라 실제 속도에서는 어떤 느낌인지 보시기 바랍니다.
Yellowknife, Canada.
2013.3월
니콘 D4에 24mm f/1.4G 렌즈를 사용하였습니다. 캐논 5D mark III 보다 야간 동영상 기능이 훨씬 좋았습니다. 캐논 1Dx가 있었다면 제대로 승부를 겨뤄봤을 텐데 아쉽네요.
ISO 6400까지 끌어올려서 화질은 타임랩스보다, 실제 눈으로 본 색이나 느낌보다 많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실제의 움직임을 느껴보는 데는 충분합니다.
오로라는 밝아질수록 그 움직임도 빨라집니다. 저는 오로라를 타임랩스로 만들 때, 서브스톰에서의 오로라의 실제 움직이는 느낌과 최대한 비슷하게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요즘 영상 촬영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아무리 타임랩스고 모션 컨트롤이고 해서 잔재주를 부려봐도, 상황 자체가 주는 경이로움을 뛰어넘을 수는 없더군요.
기술은 내가 느낀 경이로움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수단일 뿐.
경이로움을 스스로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카메라 움직여 대도 B컷 밖에는 안 나오더군요.
ps)
다들 하늘 보느라 정신없는데, 유독 한 넘이 여기 저기 뛰어다니느라 헉헉대고 있습니다... 그게 접니다. 카메라가 여기 저기 있다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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