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남섬, 오아마루 Oamaru 거리에서 신주소에 대해 생각해보다

2014. 2. 2. 00:39별, 그리고 사진 - 국외/뉴질랜드

뉴질랜드 남섬, 오마마루 Oamaru. 촬영하다가 잠시 끼니를 때우러 들렀던 동네다. 백년이 지난 건물들과 최근의 건물들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밥 먹은 식당 건물도 19세기 건물이었다. 100년도 전의 영업하던 사진들이 벽에 걸려 있었는데, 거기 나오는 사람들은 이미 다들 죽고 없다.


밥 주문하고 기다리기 지루해서 식당 앞에서 몇 장을 찍었다. 저 교회도 19세기 건물들이고, 중심가의 건물들은 오래된 건물들인데, 땅이 넓으니 기존 건물 허물고 짓는 것이 아니라 그 옆에 짓는 식이다. 땅이 넓으니 고층 건물이 필요없다.


서구의 주소 체계는 이렇게 드넓은 땅에 사람들이 사는 곳을 표시하기 위해 발달했다. 타운이 형성되고, 타운과 타운을 잇는 길을 따라 집들이 들어선다. 그러니 무슨 길 몇 번째 집 이런 식으로 주소체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니 집 찾기는 우리네 주소 체계보다 편하다.


하지만 우리네처럼 좁은 국토에서 오밀조밀 살던 나라에서는 면 개념의 주소체계가 전통적이다. 무슨 동 하는 식이다. 길도 명확하지 않다. 오밀조밀 모여살면 집 사이사이가 길인 형편이다 보니 그런 것이다. 


그런데 무리하게 서양식 선 개념의 주소체계를 신주소랍시고 수천억을 들여서 삽질하고 있다. 전통도 뿌리도 사고 체계도 다른데 말이다. 


집 찾기 힘들다고? 내비게이션이 발달하고 전 국민이 스마트폰 들고 다니는 나라에서 무슨 걱정이람?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번지 주소가 싫다면 동까지는 놔두고 작은 길만 쓰는 것이 어떤가?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전통길 24 이런 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