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여름 이야기
94년인가에 서울대학교 사격회 회지인 '비연'에 썼던 소설입니다. 실화가 아니냐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데 정말 소설이라니까요... 여름 이야기. 그날은 방학도 끝나가는,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던 8월말이었다. 잔인했던 여름. 나는 내 가슴속의 한 부분을 묻어버려야 했던, 그 혹독한 더위만큼이나 잔인했던 그 여름을 아마 잊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가슴이 저린 느낌, 너무나 오랬동안 잊고 있었던 그 감정을 다시 내 가슴에 되살려 준 그녀도 말이다. 아니다. 그녀는 잊어야만 한다. 그러나 어떻게...... 사격은 정말 좋은 운동이었다. 총을 잡는 순간만은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었다. 까만 흑점의 한 가운데에 납탄을 집어넣었을 때의 그 상쾌함은 총을 한번도 잡아보지 못한 문외한이라도 충분히 상상할 수 ..
2009.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