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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김주원의 전시가 6월 1일부터 16일까지 청담동 봄갤러리에서 열린다.

김주원 하면 떠오르는 것이 베스트 셀러였고 스테디 셀러인 '사진가를 위한 포토샵'일 것이다. 포토샵의 대가인 만큼 프린트 수준은 최상이다. 국내 사진가의 전시들을 이제까지 수년간 돌아다녀 본 중에 프린트 가장 잘 된 두 개를 꼽으라면 그 중 하나일 정도다. 주 소재인 눈과 하네뮬레 용지와의 궁합도 아주 좋다.

촬영된 사진들은 모두 지난 겨울에 소니의 DSLR인 알파900으로 촬영한 것인데, 사전 정보 없이 보면 아마도 다들 대형 포맷을 사용한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사실 이 정도의 프린팅이 나오려면 원본 자체가 완벽해야 한다. 예의 베스트 셀러 덕분에 그의 사진이 포토샵으로 떡칠된 사진이 아닐까 하는 선입견을 가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캐나다에서 같이 촬영하면서 보니 현장의 느낌 거의 그대로가 이미 카메라 액정에 담겨 있었다. 그의 포토샵은 현장의 느낌을 충실히 재현하기 위한 도구인 것이다.

눈 내린 서정적 풍경이라는 어떻게 보면 대단히 흔해 빠진 소재를 가지고도 상투적으로 빠질 수 있는 함정들을 잘 피해갔다. 마이클 케냐의 많은 아류들과 다른 점이다.

내년에는 스페인에서 전시가 예정되어 있다니 기대가 된다. 이번에 사진집도 나왔는데 가격은 착하게도 15000원.

* 봄갤러리 : http://www.bomgallery.com
* 사진가 김주원 블로그 : http://blog.naver.com/joowon77



ps)
김주원은 사진과를 나온 것도 아니고, 사진을 시작한지 10년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이나 내용면에서 이 정도 수준까지 어떻게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인지, 보면 볼수록 그의 과거가 궁금하다.


 
<WHITE> 작업 노트

지난겨울 한국은 엘니뇨 모도키의 영향으로 눈이 자주 내렸다. <WHITE> 시리즈는 그 눈 속에서 만난 풍경을 담은 작업이다. 펑펑 내리는 눈 속에서 사람들이 만든 장소, 목적이 있던 물체들은 제 기능을 못하고 꼼짝없이 갇혀 버렸다. 대신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던 풀 한 포기, 쓰러진 나무 군락, 파헤쳐 놓은 땅, 채굴되어 사라질 섬, 굴러다니던 돌덩이가 자신의 모습을 아름답게 드러냈다.

사진은 고요한 느낌 때문에 눈이 그친 직후의 순간처럼 보이지만 모든 장면은 일부러 폭설이 내리는 동안 장 노출로 촬영했다. 세세한 디테일보다는 하얀 눈의 특성을 최대한 사진 속에 수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작업 도중 폭설로 오도 가도 못하는 위험한 상황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사고나 추위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하얀 구름 속을 헤엄치듯, 고요하고 경이로운 느낌에 오히려 마음이 평온해지곤 했다.

하얀색은 백지처럼 無의 상태를 연상시키지만, 빛이 모두 섞일 때 생기는 색, 즉 有의 상태이기도 하다. 모든 것을 다 지니고 있기에 더 가질 것도 없는, 형태상 아무것도 없기에 더 풍부해지는 의미의 풍경.

새삼 자연의 숭고함과 아름다움, 작고 이름 없는 존재와 장소에 대한 가치를 생각한다.

글_사진가 김주원


Posted by 권오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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