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의 밤은 불야성 ... ver3

2011. 6. 23. 11:39별. 그리고 사진/동 - 대한민국 독도

지금 독도에 와 있습니다. 수요일에 나갔어야 하는데 풍랑이 일어 배가 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태풍까지 올라오고 있다니 언제 나갈 수 있을지 기약이 없네요. 날이라도 맑으면 좋을 텐데요.

독도의 밤은 별이 쏟아질 것 같았지만, 생각과는 달리 서울과 비슷합니다. 등대의 불빛이야 예상하던 바 이지만, 우주에서도 보인다는 오징어잡이 배들의 불빛이 독도를 에워싸고 있어 밤에도 눈이 부십니다. 주변이 황금어장이라네요. 오징어잡이 배가 가까이 다가오면 눈이 아플 정도입니다. 밤하늘에는 별 대신 불빛에 반사된 갈매기 떼들이 밝게 빛나고 있답니다. 총총히...


(6.29 추가) 열흘째 독도에 갇혀 있습니다. 일주일 만에 온 배는 10m 앞에 두고 접안하지 못하고 돌아갔습니다. 오후 배는 승객들 타던 중에 통제되었다네요. 내일도 배가 출항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최장기간 집을 떠나 있는 기록을 아프리카가 아니라 대한민국 내에서 세우게 되네요. 나 돌아갈래~~~.


(7.1 추가) 드디어 돌아왔습니다. 4차 시도만에 배에 올라탔네요. 파도가 높아서 접안이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선장님이 우리를 불쌍히 여기셔서 힘들게 구출(?)해 주셨습니다. 너무 오래 있었는지 아직도 독도에 있는 기분입니다. 하늘 어디에선가 갈매기 똥이 떨어질 것 같고, 바닥 어디에선가 커다란 지네들이 올라올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