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갈자리, 제주도
2011. 11. 19. 14:49ㆍ별. 그리고 사진/남 - 제주도, 한라산의 푸른 밤
한라산 정상에서 전갈자리를 촬영하였다. 가까이의 작은 많은 불빛들은 마을의 불빛이고 멀리 바다 습기로 뿌옇게 보이는 큰 불빛들은 고기잡이배들의 불빛이다.
제주도, 2011.
이렇게 아름다운 별자리에 왜 하필이면 전갈이라는 독을 가진 끔찍한(?) 절지동물의 이름을 붙였는지 모르겠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따르면 여신 헤라가 오리온을 죽이기 위해 풀어놓은 전갈이라고 한다. 이 별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인 1등성 안타레스는 ‘전갈의 심장’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뜻에 걸맞게 밤하늘에서 가장 붉은 별 중의 하나이다. 가끔 화성이 근처에 오는데 누가 더 붉은지 비교해 보면 재미있다.
남쪽 바닷가에서 자라서 그런지 전갈자리가 바다에서 떠서 바다로 지는 것을 보아왔다. 오아시스에서 자랐다면 사막에서 떠서 사막으로 지는 것을 보아왔을 것이다. 그렇다면 전갈이라는 이름이 더 자연스러웠겠다. 나는 전갈자리를 보면 인어자리로 바꿔 부르고 싶다. 전갈의 심장도 인어공주의 정열적인 붉은 심장으로 바뀌는 것이다. 왕자와의 사랑을 포기하고 바다에 몸을 던져 거품으로 변해버린 그 슬픈 동화의 주인공에게 바치는 별자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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