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눈꽃과 별

2011. 12. 15. 12:29별. 그리고 사진/남 - 제주도, 한라산의 푸른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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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한라산.

한라산 백록담에 대한 KBS 신년 다큐멘터리 작업의 마지막 촬영을 다녀왔습니다. 양 발 발가락과 뒤꿈치 다 까지고, 양 무릎 퉁퉁 부어있고, 무거운 장비 짊어지고 다녔더니 어깨랑 허리도 결리고, 장비 분해조립을 자주 했더니 손가락이 다 부르텄습니다. 눈밭에 해가 쨍쨍해서 두건 쓰고 다녔는데 눈 주변으로 안면 화상이라 따끔거립니다.

올라갈 때는 두 명이 장비 나르는 것을 도와주었는데, 밤새 혼자 들고 다녀야 했으니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었지요. 여름에도 전기 들어오는 매트에 겨울 이불 덮고 자는 사람이 추운 곳에서 밤새 작업하는 것도 만만찮지만, 천체사진 20년 넘게 찍어도 가장 힘든 것은 밤새는 것이랍니다.

보름에 가까운 달이 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중 가장 맑은 밤하늘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별이 총총하고 쌍둥이자리 유성우 기간이라 수직으로 떨어지는 별똥별을 많이 볼 수 있었네요. 사진에도 하나 보입니다. 사진에는 안 찍혔지만 이제까지 본 것 중 세 번째로 큰 화구도 보았네요.

제가 작업한 영상이 들어간 다큐멘터리 방송은 KBS에서 1월 1일 아침 8시에 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