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 5. 22:12ㆍ천체사진가의 촬영장비
- 2002.11.15
사진 입문자들에게는 이해가 안되는 것들 중의 하나가 카메라보다 비싼 삼각대들이다.
(솔직히 나는 아직도 디지털 카메라로 낮에 풍경 촬영하는데 커다란 삼각대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지쪼 기본모델은 반백만원이 훌쩍 넘고, 중간급 모델만 되어도 백만원이 그냥 넘어간다. 그나마 저가형(?)이라고 하는 벨본이나 만프로토 등도 보급형(?)인 190 같은 모델이나 10만원 좀 넘는 수준이지 꽤나 비싼 것들이 많다.
물론 135 정도의 카메라로 낮에 촬영한다면 삼각대가 번거롭다. 특히나 인물촬영같이 조리개 열고 배경 날리는 사진에서는 삼각대는 거추장스럽기만 하다. 풍경, 그것도 일출몰같은 것을 잡을 때에나 삼각대로 받쳐놓고 찍을까...
135 카메라에서는 보통 헨드핼드의 한계를 렌즈의 촛점거리보다 빠른 셔터속도를 쓰는 것으로 하면 된다고 한다. 즉 50mm 렌즈면 1/60초 보다 빠른 셔터를 사용하고, 200mm 렌즈라면 1/250초 이상을, 28mm 광각이라면 1/30초 이상의 셔터속도를 사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중형 카메라에서는 상황은 달라진다. 렌즈 셔터 기종들은 조금 덜하긴 하지만, 포컬플레인 셔터를 쓰는 기종들은 필름이 크기 때문에 셔터막이 한쪽 끝까지 가는데 시간이 꽤나 걸린다. 그래서 플래시 동조속도가 1/15초 ~1/30초 정도이다. 이 뜻은 셔터속도를 1/500으로 놓고 찍는다고 해도 실제로 셔터막이 움직여서 진행하는 시간이 1/15~30 초 정도이기 때문에, 그 사이에 움직이면, 비틀린 사진이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즉 셔터막이 처음 지나갈때랑 마지막에 지나갈때랑 구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화면이 틀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흔들리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따라서 핫셀500시리즈 같은 렌즈셔터라면 또 모를까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삼각대를 사용해서 촬영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리고 대형이나 파노라마 카메라로 가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다들 렌즈셔터이긴 하지만 개방 조리개가 보통 5.6이다. 물론 로덴스톡에서는 4.5 짜리 제품군이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한세대 전만해도 기본 조리개가 6.8이나 8이었다. 거기다 광각렌즈에는 센터필터를 사용한다. 이것이 보통 1.5~2스톱 정도 어둡게 하는 효과가 있다. 여기에 대형 카메라용 Sheet 필름은 최고 감도가 100이다. ISO 100에 보통 조리개 f/22 정도면 센터필터까지 해서 f/45 정도가 되는 것이고, 따라서 저속 셔터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카메라 덩치도 있으니 그만큼 크고 튼튼한 삼각대를 사용할 수 밖에...
그래서 대형 카메라를 중고로 구입한다면 삼각대 가격이 카메라보다 비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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