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메라 가격 반감기의 법칙

2009. 4. 21. 21:58천체사진가의 촬영장비

- 2005.01.27

디지털 카메라를 SLR로 바꿀까 고민고민 하다 고민을 공유해보고자 올렸답니다.
지름신이 강림하시어 질러라~는 계시를 계속 내려주시는데...

기계식 카메라들과 전자식 카메라(디지털 카메라 포함)의 중고가격 추이 그래프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기계식 카메라들은 시간이 지나도 가격을 유지하는데, 전자식 카메라들은 계속 떨어지고 심지어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는 아예 거래 자체가 없어지기도 합니다. 반면에 기계식 카메라들은 오래되면 골동품으로 그 가치가 오히려 올라가는 일도 생깁니다.

그 현상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해보면, 기계식은 더이상 기능상으로 더 나아지는 점이 없습니다. 또한 신제품도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니콘 FM3 정도가 신품으로 생산되는 거의 유일한 기종인것 같군요. FM에서 FM2로 바뀌고, FM3로 바뀌면서도 딱히 크게 바뀌는 점이 없습니다. 따라서 신품가격의 절반 정도로 떨어지는데에도 시간이 꽤 걸리지만, 어느 정도 떨어진 이후에는 보존상태에 따라서 차이가 나지 중고가가 거의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그렇지만 전자식 카메라들은 하루가 다르게 계속 신제품들이 쏟아집니다. 미놀타의 디미지 7의 경우 7i가 나오면 중고가가 떨어지고, 7Hi가 나오면 또 떨어지고, A1, A2 이렇게 신제품이 나오면서 서서히 찾는 사람도 팔려는 사람도 없어집니다. 나름대로의 법칙에 의하면 전자식 카메라 가격의 반감기는 약 1년 8개월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권오철의 반감기 법칙. ^^;;) 물론 이 반감기는 인기기종에 한한 것이고, 비인기 기종의 경우는 훨씬 짧습니다. 또한 반감기가 2번쯤 지나가면 제품이 장터에서 아예 사라집니다. -.-;;

예를 들자면 니콘의 FM2와 F801을 예로 들수 있겠네요. F801도 10년 전에는 날리던 전자식 AF카메라인데, 지금은 바디 중고시세가 15만원 수준입니다. 물론 10년전 신품가는 F801이 훨씬 높았습니다만 지금 중고가는 FM2가 더 높습니다.

중형 카메라 메이커 중 Rollei 사에서도 완전 기계식인 SL66 이후 전자식으로 바뀌어 SLX 를 거쳐 6001, 6002 등을 지나 지금은 6008이 나오고 있는데, 지금은 기계식인 SL66이 SLX보다도 훨씬 비싸고 심지어 비교적 최근 기종인 6001보다 고가를 형성하기도 합니다.

자 그럼... 제가 요즘 눈독을 들이고 있는 니콘의 D70을 예로 든다면, 지금 바디만 100만원 정도에 산다면, 반감기 법칙에 의하여 8개월 정도 지나면 (출시된게 2004년 1월이니까) 바디값만 50만원 선이 된다는 예측이 나오는 군요. 물론 인기기종의 경우 반감기가 좀 길기도 한데, 업그레이드된 신제품이 나오면 가격이 확 떨어지는 것도 고려해야겠습니다.

1년 쓰고 팔게되면 그간 감가상각 비용이 50만원이니까 한달에 4~5만원 이상의 효용을 창출해야 한다는 결론이로군요. 음... 푼돈 얼마에 찌질거리는 감상이나 떠올리지 말고 지르는게 남는 일인지도... -.-;;;;;

지름신이 강림하셨도다... -.-;;

그런데 한달에 5만원 잡고 100컷 촬영하면 컷당 500원인데, 사실 게을러서 디카 한달에 한두번 제대로 쓸까 말까니까 1회 사용당 2~3만원이로군요.


어쨌거나 디지털 기기는 하루가 다르게 신제품이 쏟아지고 현재 구입한 제품의 가치는 그만큼 계속 떨어집니다. 그렇다고 가격 떨어질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현명한 일은 아닐 것 같군요. 필요할 때 필요한 성능을 사서 만족하면 그걸로 된것이겠죠.

다행히 PC같은 것은 오래되면 가격 하락은 물론이고 사용 자체가 어려운데, 디카는 중고로 처분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더라도 사용을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2009년 4월 덧붙임)
카메라 가격 반감기의 법칙 - 전자식 카메라의 중고가격은 1년 6개월마다 반으로 떨어진다. 단 각사의 플래그쉽급 인기 기종은 반감기가 좀더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