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회사
2018. 8. 4. 01:28ㆍ살다보면
예전에 회사 다닐 때 일이다. 몇 명 안 되던 부서 인원이 스무 명이 넘어가서 세 부분으로 나누게 되었다. 조직이란 것이 만들어지면 부르는 이름이 필요한데, 팀이나 파트가 아닌 ‘군’으로 정했다. 나름 머리 쓴 건데...
닭장에 닭이 열 마리가 있어도 그 안에 서열이 있다. 먹이 주면 안다. 그 순서대로 먹는다. 인간도 서열 엄청 좋아한다. 가축화가 가능한 동물들의 특징이다. 문명 이전에 힘으로 서열을 정했다면, 문명화된 인간 조직의 서열은 언어로 규정된다. ‘팀’으로 이름 붙이면 ‘팀장’이 생길 것이고, ‘파트’로 이름 붙이면 ‘파트장’이 나올 것이다. ‘군’으로 이름 붙이면 ‘군장’도 이상하고 ‘군단장’ 이상하고 달리 ‘장’자리 이름 붙이기 어렵다. 나는 그 조직에 서열을 원하지 않았기에 그리 이름 붙였다.
서열 좋아하는 인간 사회다 보니 서열의 냄새를 없애야 하는 조직들도 있다. 마케팅이나 광고회사들, 만나는 클라이언트보다 직급이 높아도 안 되고 너무 낮아도 안 된다. 그래서 명함에 뭔지 알 수 없는 AE니 PD니 MD니 하는 이상한 직급이 들어간다.
내가 아는 어떤 작은 회사도 별 그런 거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의외로 안 그런 문화가 있어서 가끔 놀랄 때가 있다. 사장님 머리숱도 별로 없으셔서 그런 거 안 좋아할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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