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철(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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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리만자로, 꿈을 넘어
올해 드디어 킬리만자로에 다녀올 수 있었지만, 사실 그 곳에 갈 생각을 해온지는 십년도 더 되었다. 왜 하필 킬리만자로였을까. 적도 근방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곳이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나 헤밍웨이의 ‘킬리만자로의 눈’에서 연유한 막연한 동경이었을까. 사실 찍고 싶었던 사진은 딱 한 장이었다. 적도의 화산 킬리만자로에서 수직으로 분출되는 듯한 별들의 일주사진. 그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20kg이 넘는 촬영장비와 높은 산에서 얼어 죽지 않기 위한 등산 장비 등을 꾸려서 비행기를 타고 태국과 케냐를 경유하여 탄자니아까지 가서, 며칠씩 산을 올라가야 한다. 돈도 많이 들고, 체력도 많이 소모되며, 높은 고도의 희박한 산소에 적응하지 못하면 고산병에 걸려 심한 경우 사망할 수도 있..
2010.11.25 -
킬리만자로, 키보봉과 별똥별
킬리만자로의 주봉인 키보봉 위로 엄청난 밝기의 별똥별, 즉 화구가 떨어지고 있다. 키보봉의 동쪽 면은 빙하가 거의 사라지고 보이지 않는다. 십여 년 전의 사진을 보면 봉우리의 중간까지는 하얗게 덮여 있다. 사진에 보이지 않는 서쪽 면에는 빙하가 좀 더 남아 있다. 중간 왼쪽에 보이는 불빛들은 키보(Kibo) 캠프에서 자정쯤에 정상을 향하여 출발하는 등산객들의 헤드램프 불빛이다. 왼쪽 능선에서 보이는 불빛은 바라푸(Barafu) 캠프에서 출발한 사람들이다. 킬리만자로의 동쪽에 있는 경로들로 올라온 경우에는 키보 캠프에서, 서쪽의 경로들을 지나온 경우에는 바라푸 캠프에서 정상을 향한 도전을 하게 된다. 대개 자정 전후로 출발해서 새벽에 정상인 우후르 피크(Uhuru Peak)에서 일출을 보고 내려오게 된다...
2010.08.21 -
거기까지 가는 게 실력입니다
"거기까지 가는 게 실력입니다." 의 저자 유호종씨가 한 이야기다. 나름 찍기 어렵다는 천체사진 쪽에서도 99% 공감하는 내용이다. 나도 천문지도사 3급 연수 때 강의하면서 삼각대 펼칠 때까지가 95%라고 이야기한다. 필름을 사용할 때에는 밤이라는 빛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의 노출 결정이 대단히 어려운 일이었고, 그 결과는 현상을 할 때까지 확인할 수 없었다. 그만큼 어려운 것이 천체사진이었다. 그러나 찍고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좋은 사진을 만들기 위한 요소들 중 촬영 기술이 차지하는 비율은 극적으로 줄어들었다. 더 좋은 카메라와 더 좋은 렌즈, 그리고 더 좋은 환경이 좋은 사진을 만들어준다. 별이 잘 담기려면 별이 잘 보이는 곳으로 가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인데. 결국 더 어려워졌..
2010.07.08 -
백두산 비룡폭포(장백폭포) 가는 길
백두산 천지의 물이 빠져나가는 곳이 단 한 곳 있는데, 그 곳이 백두산 북쪽의 달문이다. 그 물줄기가 흘러가다 높이 30여 미터의 절벽에서 떨어지는데, 이것이 비룡폭포이다. 중국에서는 백두산을 장백산이라고 부르고, 이 폭포도 장백폭포라고 부른다. 백두산 온천수가 솟아나오는 온도는 무려 83도. 이 뜨거운 물에 계란을 넣어 익혀서 판다. 옥수수, 소시지 같은 것들도 있다. 암탉이 잘 못 먹었는지 계란이 너무 작다. 비룡폭포(장백폭포) 올라가는 길옆에 온천이 솟아나오는 곳이 있다. 유황온천이라 냄새도 그윽(?)하다. 이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그는 사람들 있다. 나는 손가락을 넣었다가 깜짝 놀라서 귀에 가져가고 말았다. 잠시 담갔는데도 손이 살짝 익었다. 이 사람들 한국인 아니다. 중국인들은 뜨거운 물에 잘 견..
2010.07.03 -
운해 위로 은하수가 흐르던 밤
운해 위로 은하수가 떠오르고 있다. 2010. 대둔산. 밤을 지새고 맞이한 일출. 나름 따뜻하게 입는다고 입었는데 그래도 추웠다. 밤새 이슬에 젖는 것도 있고...
2010.05.16 -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은하수
소백산에서 밤새 촬영 중, 새벽이 되자 은하수가 떠올랐다. 마침 1군 선수들이 다른 경기 중이어서, 2군 선수들로 촬영하였다. 다음 달쯤 1군 선수들로 찍어서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 테스트할 생각이다. ps) 아래는 낮에 작업 중인 모습
2010.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