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천 카메라 만들기

2009. 3. 23. 22:44Rollei SL66과 중형카메라

< 전천 카메라란? >

전천 카메라라는 것은 전 하늘을 한 장의 필름에 담는 것을 말하는 약간은 기상학적 또는 천문학적 개념이 내포된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카메라 회사에서는 '어안 렌즈'라는 말을 쓴다. 화각 180도의 초광각을 커버하고 따라서 왜곡이 심하게 발생하여 특이한 느낌의 사진을 얻을 수 있는데, 생긴 것이 꼭 물고기 눈처럼 튀어나와 있다고 해서 '어안 렌즈 (fish-eye)'라고 한다.

세계 최초의 전천 카메라 (1924)


이 어안 렌즈는 꼭 초점거리가 짧아서 어안 렌즈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니콘의 예를 들면 16mm 어안 렌즈는 대각선 화각이 180도 인데, 그보다 초점이 더 짧은 13mm 광각렌즈는 대각선 화각이 118도밖에 되지 않는다. 광각 렌즈는 왜곡을 보정하여 직선은 직선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고 어안 렌즈는 왜곡을 보정하지 않아서 이 과정에서 이런 화각의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이 어안 렌즈에는 대각선 어안 렌즈와 원상 어안 렌즈의 두가지가 있다. 대각선 어안 렌즈는 화면의 대각선이 180도가 되는 것으로서 사각형의 사진을 얻는다. 이에 비해서 원상 어안 렌즈는 화면에 동그랗게 이미지 서클 전체를 표시한다. 일반적으로 전천 카메라라고 하면 원상 어안 렌즈를 말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어안 렌즈의 두가지 종류 - 안쪽 사각형이 대각선 어안 렌즈의 화각 - 바깥쪽 사각형이 원상 어안 렌즈의 화각

 

< 여러 가지 전천 카메라 만들기 >

전천 카메라를 구성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여기에 제작 방법을 하나씩 소개한다.

1. 원상 어안 렌즈를 이용하는 방법

135 카메라에 사용되는 원상 어안 렌즈를 사서 사용한다. 니콘의 경우 8mm f/2.8 렌즈가 일반적으로 많이 쓰인다.

개조가 필요없이 기성품을 바로 사서 이용하므로 개조 등의 번거로움이 없다. 그렇지만 135 필름을 사용하므로 필름 면적이 작아서 입자면에서 불리하다.

니콘 8mm f/2.8 lens


2. 135 카메라의 대각선 어안 렌즈를 120 필름용으로 개조 (간단 만들기 Version)

135 카메라의 대각선 어안 렌즈는 24x36mm 화면의 대각선이 180도 이다. 이때 대각선 길이가 약 43mm 정도가 되므로 폭 60mm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영역은 56mm)인 120 필름에 사용하면 원상 어안 렌즈로 변신한다.

다음과 같이 앞쪽은 135 카메라의 어안 렌즈를, 뒤쪽에는 중형 카메라의 필름 홀더를 이용하고 그 둘을 이어주는 어댑터를 제작하면 되는 것이다.

(필자가 사용하고 있는 전천 카메라 시스템 - Rollei SL66의 필름 홀더를 이용한다.)

 

렌즈

필자가 사용하고 있는 것은 니콘의 16mm f/2.8 렌즈이다. 다른 메이커에서도 대각선 어안 렌즈가 나온다.

니콘의 16mm f/2.8 렌즈는 렌즈 뒤에 필터가 들어간다. L1Bc(스카이라이트 필터)가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는데 이것을 끼워야지만 무한대 초점이 맞게 되어 있다. 결벽증 환자(?)라면 필터를 뺀 상태에서 렌즈의 무한대 초점이 맞도록 조정해서 사용하면 될 것이다. 필자의 경우에는 그냥 사용하고 있다.

대각선 어안렌즈는 렌즈의 튀어나온 앞 유리면 보호 등을 위하여 렌즈 쇠 부분이 약간 튀어나와 있다. 이 부분을 잘라내어야 화면에 걸리지 않는다.

셔터를 별도로 장착하지 않는다면 렌즈의 캡이 셔터의 역할을 한다. 또한 위에서 렌즈 앞쪽의 튀어나온 날 부분을 잘라냈기 때문에 렌즈 앞쪽에 직접 닿지 않도록 캡 가장자리에 다음과 같이 한겹을 둘러 턱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필름 홀더

현재 중형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다면 그것을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펜탁스 67은 필름 홀더가 분리되지 않기 때문에 이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다. 필자의 경우에는 Rollei SL66 용 홀더를 사용하고 있다.

가장 좋은 것은 마미야 RB 67용 홀더이다. 홀더에 필름 전진 레버가 달려 있어 한 장씩 전진시킬 수 있다. 핫셀 홀더를 사용할 경우 한 바퀴 반 정도 돌리면 되고, Rollei의 경우에는 원래 바디에 장착해서 필름을 전진시켜야 하므로 상당히 번거롭다.

어댑터

앞쪽의 렌즈와 뒤쪽의 필름 홀더를 연결하는 홀더를 깍아야 한다. 물론 직접 제작할 수 없으니 전문 업체(김 카메라)에 의뢰하여 제작하면 된다. 이때 반드시 삼각대에 붙이기 위한 나사 구멍을 뚫어 두어야 한다.

 

 

3. 135 카메라의 대각선 어안 렌즈를 120 필름용으로 개조 (제대로 만들기 Version)

대형 카메라에 쓰이는 compar 셔터를 이용해서 셔터를 장착하면 렌즈 캡을 이용한 B 셔터 이외에도 여러 가지 셔터 속도를 사용할 수 있다. 아래의 것은 3번 셔터를 이용했다.

수준기를 장착할 수 있는 핫슈를 장착하였다. 수준기 이외에 간단한 파인더를 대신 부착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필름 홀더는 당연히 마미아 RB Pro SD용이다.

(한국 천문 연구원에 만들어준 전천 카메라)

 

4. 중형 카메라의 대각선 어안렌즈를 4x5판 필름용으로 개조

중형 카메라에서 사용되는 대각선 어안 어안 렌즈를 4x5판 필름용으로 개조하여 사용할 수 있다. 펜탁스 67의 경우 35mm f/4.5 렌즈가 있다.

필름이 커서 입자면에서는 가장 유리하겠지만, 중형 카메라용 어안 렌즈들은 어둡고, 4x5판 sheet 필름은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필름 중에서 최고 감도가 ISO100밖에 안되기 때문에 실제 사용에서 어려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