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종량제 찬성 vs 반대?

2009. 5. 5. 22:18별 볼일 없는(?) 글

- 2007.04.06

인터넷서비스 업계에서 인터넷 종량제 이야기가 나왔다가 네티즌들의 반발에 흐지부지 되었다.

종량제는 말 그대로 쓴만큼 돈내자는 것이다. 유선전화나 휴대폰이나 전기나 수도나 다 그런데 왜 인터넷만 종량제가 싫다하고 정액제를 고집할까?


이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한가지 질문?
인터넷 사용자의 상위 5%가 전체 트래픽의 몇퍼센트를 쓸 것 같은가?
놀라지마시라 무려 50%이다.

물론 이것은 특정 업체의 특정 상품의 하루 24시간 동안의 트래픽 사용량의 통계이다. 하루가 아니라 한달 정도로 통계기간을 길게 잡으면 상위 5%의 점유율이 떨어질 것이긴 한데, 반면 이 상품의 최대 속도가 10Mbps 이므로 많이 쓰고 싶어도 한계가 있어 상하위 격차가 100Mbps서비스에 비해 상당히 적을 것이라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어쨌거나 상위 5%가 사용한 트래픽 양만큼의, 즉 50%의 요금을 낸다고 가정하면, 상위 5%에 해당하는 사용자는 기존의 10배의 요금을 내야하지만 하위 95%에 해당하는 사용자는 절반만 내도 된다.

바꾸어 말하면 95%의 일반적인 사용자는 상위 5%의 인터넷 이용, 그것도 대부분 비정상적인 - 고시원처럼 한회선으로 수십명이 같이 쓴다거나, 서버를 돌리거나, 동영상을 공유하여 돈을 버는 등 약관에 저촉되는 형태 - 이용을 위하여 십시일반으로 보조해주고 있는 꼴이고, 인터넷 사업자들은 이들의 돈을 받아 상위 5%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트래픽 대역폭을 맞추기 위해 계속적인 시설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물론 정액제의 배경에는 인터넷 회사들 간에 치열한 경쟁으로 인하여 제공되는 속도나 사용량 등이 불합리하게 정해지고 홍보되어온 면이 없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고 해도 전반적으로 반대 의견이 우세하다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

첫번째로, 대다수 네티즌은 특히 사용량이 많을수록 자기에게 불이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고, 사용량이 많은 사용자들이 해당 사안에 민감하고 목소리를 많이낼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상위 5% 수준이 되려면 하루 영화 한두편 다운로드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 드라마 시즌 전체를 한번에 받으면 모를까.

두번째로, 정액제를 할때와 종량제를 할때에 사용자 요금의 총합이 동일하다면 과연 인터넷 회사에서 기를 쓰고 종량제를 하려고 할까?

물론 트래픽 관리나 유해 트래픽 등의 문제에 대한 대응 등 들어오는 수입이 같더라도 인터넷 회사에서는 이익이 있다. 하지만 종량제를 하기위해서는 그만큼 정밀한 트래픽 관리와 측정이 이루어져야 하므로 들어가는 비용이 엄청나다. 이미 이 업계의 대표주자인 KT에서 투자한 금액이 수천억원대이다.

이렇게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본전생각이 안난다고 하면 그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그래서 일반 사용자는 거의 그대로 수준에 많이 쓰는 사람만 더 내게 될까 우려되는 것이다.


어쨌거나 인터넷 사용환경이 예전과는 달라지고 있다. TV, 전화와 같은 방송/통신 서비스가 인터넷 기반으로 융합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서비스(컨텐츠/망)를 제공하는 쪽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측과의 요금문제가 상당히 복잡해지고 있다.

또한 기존의 개인용 인터넷과 기업용 전용선의 경계선이 허물어지고 있어서, 아파트나 주택 이외의 대부분의 상업용 건물에도 개인용 일반 인터넷 회선이 들어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고 있으므로 인터넷은 정액제가 아니라 휴대폰 요금처럼 종량제 형태로 바뀌는게 적절하다고 생각하며, 물론 이때 일반적인 사용자의 요금부담은 적어지는 방향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만족되어야 한다.


ps) 내가 쓰는 인터넷 이용량으로 계산해보니 나는 한달에 5천원 수준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