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사진이 왜 어렵다 말하는가? -장비의 선택 측면에서 -

2009. 5. 5. 22:19천체사진가의 촬영장비

- 2007.04.11

손끝에서 탄생하는 다른 예술분야와는 달리 사진은 카메라와 현상/인화(요즘은 포토샵?)라는 과학기술에 의존하여 그 모습을 드러낸다는 특징으로 인하여 기술적인 매커니즘에도 어느 정도의 지식이 필요하다.

사진 어려 분야중에서도 천체사진은 그 주피사체인 별이 무한대의 거리에 있는 빛의 점(수학적으로는 면적을 가지지 않는)이고, 그 배경이 되는 밤하늘은 매우 어둡다는 물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매우 다루기 까다로운 분야이다.

쉽게 말해서 까만 배경에 점찍혀 있는 형태다 보니 렌즈 해상도 테스트하는 차트 이상의 효과를 발휘한다. 이런 피사체의 특성으로 인하여 촬영 장비에도 제약이 많아 천체사진을 하는 사람들은 일반 사진분야 사람들이 크게 느끼지 못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여러 수차들, 비네팅, 상반칙불궤 등의 이상한(?) 용어들에 대해서 민감해지게 되었다.


1. 별을 하나의 점으로 제대로 표현하는 렌즈는?

별은 빛의 한 점이다. 점은 수학적으로는 면적을 가지지 않지만, 사진에 의해 표현될 때에는 적어도 한 픽셀 또는 필름의 어떤 입자 만큼의 면적을 차지하게 된다.

물리적으로 완벽한 특성의 렌즈라면 별의 모습이 아주 예리한 바늘 끝으로 살짝 찍은 것 같은 예리한 형태를 지닐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별이 둥근 모양의 어떤 면적을 가진 모양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물론 촛점이 안맞아서 이렇게 보일 수도 있다. 천체사진에서 완벽한 촛점을 맞추기 위해 필름면을 평평하게 하느라 별도로 공기흡입장치를 만들어 필름고정압판에 만들어 붙이고, 면도칼을 이용하여 촛점을 확인하는 기술 등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주로 망원경을 이용한 촬영에서 사용되는 기술인 만큼 이정도로만 언급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렌즈의 물리적인 특성에 따라 별이 예리한 한 점인지 뿌옇게 퍼진 면적인지 차이가 나타나게 되는데, 성상이 어떻게 나타나는가가 각 렌즈메이커마다 제각각의 특성이 있다. 물리적으로 가장 완벽한, 즉 가장 예리한 성상을 만들어내는 메이커는 과연 어디였을까?

불행히도 값이 비싼 순이 아니다. 비싸기로 유명한 라이카의 렌즈는 특유의 느낌으로 일반사진에서는 좋은지 모르겠으나 별사진에서는 좋지 않다. 가장 예리한 성상을 보이는 것은 의외로 펜탁스사의 렌즈들이다.


2. 중앙부분과 주변부의 화질차이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화면 중앙에서는 별을 하나의 점으로 표현한다 하더라도, 가장자리로 갈수록 해상력이 저하되기 마련이다. 조리개를 어느 정도 조이면 해결이 되지만, 극단적으로 어두운 대상을 촬영하는 천체사진에서는 조리개를 최대한 개방하여야 한다.

일반사진에서는 조리개를 개방하면 피사계심도를 벗어나서 흐려지는 것과 해상력저하가 한데 어우러져 크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대개 촛점이 맞는 주 피사체는 중심부 근처에 있으므로) 주 피사체가 점으로 나타나는 천체사진에서는 숨길수 없이 그대로 드러나게 된다.

완전개방에서 중앙부와 가장자리가 똑같은 수준의 성상을 제공하는 렌즈는 내가 알기로 없다. 촬영자가 만족할 만한 성능을 조리개를 조여가며 직접 테스트해 볼수 밖에 없다. 최대한 밝은 조리개에서 가장자리까지 예리한 성상을 제공하는 렌즈를 찾기란 쉽지 않다.


3. 색수차

일반사진에서는 색수차를 테스트하느라고 일부러 알미늄 호일을 구겨가며 테스트한다. 예리한 반사면을 촬영한 사진 등에서 색수차를 발견할 수 있다. 물론 드물게 나타나는 환경이지만, 천체사진에서는 전혀 드물지 않은 경우이다.

모든 별이 다 색수차에 그대로 드러나게 된다. 별이 가운데는 희게 나타나다가 주변부에 총천연색 색수차가 드러난다면 이건 좋은 렌즈가 아니다.


4. 비네팅

화면 가장자리로 갈수록 어두워지는 현상이 비네팅이다. 가운데와 가장자리의 광경로의 길이가 다르기 때문에 밝기에도 차이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데, 이 차이가 허용가능한 수준인가는 어떤 사진을 찍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로모와 같이 오히려 이런 비네팅을 즐기는(?) 카메라가 인기를 얻기도 하고, 적당한 비네팅은 가운데의 주 피사체를 두드러지게 하는 효과도 있다. 물론 일반사진에서의 이야기이지 천체사진에서는 다른 이야기다.

천체사진은 밤하늘이라는 깜깜한 동일 배경이므로 비네팅도 감출수 없이 그대로 드러나게 된다. 역시 이것도 조리개를 조이면 감소하지만, 어두운 피사체를 촬영하는 천체사진에서는 조리개를 조이기도 쉽지 않다.

역시 최대한 밝은 렌즈에서 타협할수 있는 수준까지 조리개를 조여가며 테스트해볼수 밖에 없다.


5. 노이즈

디지털 카메라에서는 노이즈이고 필름에서는 거친 입자가 될 것이다. 디지털에서는 특히 어두운 암부에서 노이즈가 두드러지는데, 별사진은 어두운 밤하늘이 화면 가득하다. 노이즈가 심하면 별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가 되기도 한다.

여러번 언급하다시피 어두운 밤하늘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디지털 카메라라면 감도를 최대한 높여야하고, 필름에서도 고감도 필름을 주로 사용하게 되는데, 이때의 걸림돌이 노이즈이다.

천체사진에서는 고감도에서도 작은 노이즈를 발생하는 장비가 필수적이다.

* * * * *

이와 같이 천체사진은 날씨의 영향 때문에 천시/지리/인화의 삼박자를 맞추어야만 촬영이 가능하지만, 그 전에 이런 촬영의 결과를 보증하기 위한 장비의 선택 또한 대단히 까다롭다.

일반사진 분야에서도 수천컷을 찍어 그중 한장을 뽑아내는 과정과 비교하면 천체사진이 크게 어렵고 힘들다고 할수는 없지만 알아야 할 것도 많고 제약조건이 많아서 사진 자체에만 집중할 수 없다는 점이 일반사진과는 다른 점이라고 할 것이다.


- (c)권오철 www.AstroKore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