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 26. 19:16ㆍRollei SL66과 중형카메라
최종 수정일 : 2002. 5. 1.
Pentax67의 바디는 여러 용도로 개조해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포컬플레인 셔터이기 때문에 개조가 간편하고, 바디의 가격도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인 듯 합니다. Pentax67의 렌즈들도 성능이 무난한 편이지만, 독일제 렌즈들의 컨트라스트와 색감에 6x7 포맷의 장점을 결합하기 위해서 주로 개조를 합니다.
Pentax67에 Hasselblad의 렌즈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마운트 부분을 새로 깍은 것을 '펜탁스블러드'라고 부르지요. 또한 대형 카메라의 렌즈를 사용할 수 있도록 어댑터를 만들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다룰 것은 Rollei SL66의 렌즈를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어댑터를 만드는 것입니다.
어댑터 제작 방법
Rollei SL66은 주름 상자 방식으로 초점을 맞추게 되어 있어 렌즈에는 조리개밖에 없는 등 구조가 단순하며, 또한 렌즈의 마운트 부분보다 맨 뒤 렌즈알이 뒤로 많이 빠져 있는 구조적 특성 때문에 어댑터를 이용하여 바로 Pentax67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핫셀브라드의 렌즈를 Pentax67에 사용하려면 Pentax67의 바디를 깍아서 새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한번 개조하면 그 뒤로는 펜탁스 원래의 렌즈를 사용할 수 없게 되어 버립니다.
어댑터는 Pentax67에서 접사용으로 쓰이는 헬리코이드링을 깎아서 앞쪽에 Rollei SL66에 맞게 마운트를 깎아서 완성합니다. 이때 어댑터의 길이 제약 때문에 헬리코이드링의 전체 길이를 사용하지 못하고 잘라내어야 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렌즈가 앞뒤로 왔다 갔다 하는 거리는 매우 짧은 편입니다.
물론 이런 어댑터를 직접 제작할 수는 없겠지요. 국내에서 이런 쪽으로 독보적인 곳이 있으니 '김 카메라'라는 곳입니다. 사진 하시는 분들은 아마 알고 계실 것입니다. 이곳에 의뢰해서 제작하면 됩니다. 전화번호는 02-2277-9752 이며, 종로 3가에서 4가 방면으로 가다 보면 있는 카메라/시계 골목의 입구쯤에 있습니다. (처음 찾아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헬리코이드링이 약 20만원 정도이고, 개조 비용이 약 20 만원 정도입니다.
어댑터 사용시의 장점
Pentax67 바디에 어댑터를 사용하여 Rollei 렌즈를 사용하는 것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그 우수한 렌즈를 6x7이라는 포맷에 사용하는 것입니다. Rollei 렌즈의 색감이나 콘트라스트는 한번 맛보면 다른 렌즈를 사용할 수 없게 하지요.
원래 바디의 6x6 포맷에서 6x7 포맷으로 바뀌게 되므로 화각이 넓어지며, 이는 광각 렌즈를 더욱 넓게 만들어 줍니다. (화각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게다가 트리밍 없이 바로 인화지 풀로 인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펜탁스 67 또는 67 II의 경우 노출계가 달린 프리즘 파인더가 보편적으로 사용되므로, 내장 노출계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어댑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Pentax67 바디에 손을 대지 않으므로 원래의 Pentax 렌즈들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어댑터 사용시의 화각
Nikon, Pentax67 렌즈 및 핫셀브라드 SWC 에 사용되는 Biogon 38mm 렌즈 등과 어댑터 사용시의 화각을 비교한 그림입니다.
그림에서 보다시피 50mm 렌즈를 펜탁스 67에 사용하면 40mm 렌즈의 화각과 동일한 폭의 화각을 얻을 수 있습니다. 폭이 같다면 50mm 렌즈가 왜곡이 훨씬 적겠지요. 40mm 렌즈를 어댑터에 사용하는 경우에는 이건 거의 파노라마 수준입니다. 실제로 폭이 린호프 테크노라마 617에서 90mm 렌즈를 사용하는 것에 필적합니다. 인간의 두 눈으로 보이는 전체 시각이 한 화면에 들어옵니다.
펜탁스 67에 40mm 렌즈를 장착한 모습
이미지 서클 및 초점 맞는 범위의 한계
헬리코이드링의 길이를 짧게 잘라냈기 때문에 거리를 맞출 수 있는 범위가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그렇지만 광각 렌즈의 경우 이동량이 작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망원으로 갈수록 최단 초점 거리가 길어집니다. 150mm의 경우 5m~10m 정도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 어댑터를 사용하는 목적을 보면 대개 표준에서 광각 계열의 렌즈를 이용하기 위한 것이고, 또한 망원렌즈를 써서 바로 앞의 피사체를 잡을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원래 6x6으로 설계된 렌즈이기 때문에 6x7로 사용하면 이미지 서클이 이미지 서클의 크기가 부족하거나 가장자리에서 화질의 저하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할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6x6 포맷을 커버하기 위한 이미지 서클의 지름은 79mm 정도이고, 6x7 포맷에서는 89mm입니다.
제가 사용하는 80, 50, 40mm에서 파인더 상으로는 모든 조리개 수치에서 이미지 서클의 크기가 부족하여 가장자리에 검은 부분이 생기는 현상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펜탁스67의 프리즘 파인더의 시야율은 실 필름 면적의 90%를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정확하게 확인해 보려면 실제로 필름을 넣어서 각각의 조리개 수치에서 촬영을 해 보아야 합니다.
실제 테스트 촬영을 한 결과, 80mm 렌즈의 경우 이미지 서클의 크기가 충분하여 펜탁스 67에 사용시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40mm 렌즈는 이미지 서클의 크기가 부족하여 가장자리에 검은 부분이 생깁니다. 조리개를 개방하면 그 경계선이 넓게 흐려지고, 조리개를 조이면 명확하게 나타납니다. 50mm의 경우 이미지 서클의 크기는 충분한데, 조리개 개방해서 촬영하는 경우 네 귀퉁이가 미세하게 어두워지는 비네팅 현상이 나타납니다.
40mm 렌즈, f/32.
후드를 안썼더니 고스트가 생겼고, 파인더 상에 안보이던 건물이 귀퉁이에 찍혀나왔다.
실제 사용의 예
제 경우에는 천체사진을 촬영하기 때문에 무한대 초점만을 사용합니다. 따라서 제작시에 고민고민하다가 헬리코이드링을 사용하지 않고 초점을 무한대로 고정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초점 맞출 일이 있을 때에는 원래의 SL66 바디에 사용하면 되니까요. 그래서 헬리코이드링 20만원 정도를 아낄 수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 조금 더 들여서 초점도 맞출 수 있게 만들걸 그랬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댑터의 사용은 광각에서 주로 이루어집니다. 제가 사용하는 렌즈들도 80, 50. 40의 표준에서 광각 계열의 렌즈들입니다. 80mm 렌즈는 맨 앞쪽 렌즈알이 안쪽으로 많이 들어가 있으므로 별도로 후드를 사용하지 않아도 별 문제가 없더군요.
50mm 렌즈의 경우에는 후드가 화각에 걸리기 때문에 후드의 양 옆을 5mm 정도 깎아내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펜탁스 67에 50mm 렌즈와 후드를 장착한 모습.
후드 양쪽을 잘라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40mm 렌즈의 경우에는 원래의 후드 가격이 20만원 정도하는 고가의 것이라 잘라내기가 무척 아깝더군요. 그래서 그것은 매각하고, 하드보드지로 자작한 후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렌즈의 뒷부분이 Pentax67의 미러에 살짝 걸리더군요. 그래서 미러의 아래쪽을 약간 갈아냈습니다. 역시 김 카메라에 작업 의뢰하였습니다.
자작한 후드를 장착한 모습
40mm 렌즈의 후드에는 필터를 끼울 수 있는 나사산이 있습니다. 자로 재어보니 나사산이 있는 곳의 지름이 110mm나 됩니다. 제가 자작한 후드는 Tiffen에서 나온 40mm 렌즈용 필터 어댑터 링을 이용한 것입니다. 후드도 보기 힘든 물건이지만 이 필터 어댑터 링은 더욱 보기 어려운 것입니다.
원래의 후드를 장착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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