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사진, 뮤직박스EQ2 제대로 활용해 보자

2011. 9. 14. 10:42천체사진가의 촬영장비

7, 8월 두 달 동안 별이 제대로 보이는 날이 단 이틀뿐이었기에 사용기 마지막 편이 늦어졌습니다. 이전 사용기는 아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뮤직박스EQ2와 같은 천체사진 촬영용 추적장치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맑고 깨끗한 하늘이 필요합니다. 서울의 하늘처럼 광해에 찌든 하늘에서는 노출시간 30초만으로도 배경 하늘이 날아가 버리기 때문에 추적장치를 써봐야 아무런 이득이 없습니다. 오랜 시간 노출을 주더라도 배경 하늘이 밝아지지 않으면서 어두운 성운 성단들이 잘 드러날 수 있는 맑고 깨끗한 하늘에서라야 추적장치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지난 두 번째 사용기는 경기도 여주에서 촬영했는데 살짝 아쉬운 느낌이 있었지요. 이번에 사용해본 곳은 강원도 화천의 광덕산 해발 1000m 고지입니다. 고 조경철 박사님을 기념하는 천문대가 건설 중인 곳입니다. 언제쯤 공사가 끝나려는지 아직도(!) 도로를 만드는 단계라 4륜구동 자동차로도 힘들게 올라가야 합니다. 여기저기 길이 패여 있어서 결국 장비를 짊어지고 걸어서 올라갔습니다. 빨리 공사가 끝나야 할 텐데요. 도로가 개설되고 천문대가 만들어지면 이곳은 국내 천문인들의 성지가 될 것입니다.

아래 사진들은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백조자리입니다. Canon 5D mark II (modified), 50mm f/1.4 렌즈, ISO 1600, f/2.8, 2분 노출입니다. 디퓨져 필터를 이용해서 밝은 별이 더욱 크게 나오도록 촬영하였습니다. 고정촬영에서는 필터 효과가 약하지만, 추적장치를 이용하여 노출을 충분히 주면 필터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은하수가 선명히 보이고 천체용으로 필터가 개조된 카메라라서  붉은 성운기가 더욱 잘 표현되었습니다.




백조자리와 거문고자리입니다. 이번에는 빛이 여섯 갈래로 갈라지는 sunney cross 필터를 사용하였습니다. 백조자리를 남십자자리에 비교하여 북십자라고도 부릅니다. 필터 효과로 밝은 별들이 빛 갈라짐 효과로 예쁘게 표현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역시 고정촬영에서는 필터효과가 약하므로 추적장치를 이용해야 합니다.




카시오페이아자리입니다. 디퓨저 필터를 사용했습니다. 지난 번 사용기에서는 디퓨저 필터가 없어 ‘초점 흐리기’를 했었지요. 효과를 비교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어안렌즈를 이용하여 여름 은하수를 촬영했습니다. 걸어 올라가는 바람에 은하수가 하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시간을 놓치고 말았네요. 어안렌즈는 워낙에 광각이라 1분 가까이 노출을 줄 수 있습니다만, 추적장치를 이용하여 노출을 더 줄 수 있어서 은하수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떠오르는 플레이아데스 성단과 히아데스 성단입니다. 크로스 필터를 사용하였습니다. 추적장치를 이용했기 때문에 배경이 살짝 흐른 느낌이 납니다.




북쪽하늘의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이아자리입니다. 디퓨저 필터를 사용하였습니다. 3장을 찍어 이어붙인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표준~광각 계열 렌즈의 경우 2~4분 정도의 짧은 노출에는 정밀한 추적이 필요 없습니다. 오히려 삼각대 볼헤드를 두 개씩 연결하면서 안정성이 떨어져 촬영시 흔들리는 것에 더 주의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 100km 이상 떨어진 해발 1000m 이상의 고지가 이상적인 촬영장소입니다. 화천의 광덕산 이외에도 태기산, 함백산 같은 천문인들이 즐겨 찾는 곳들이 있습니다. 지리산이나 설악산 같은 곳도 있습니다만 차로 올라갈 수는 없지요. 해외로 나간다면 좋은 곳들이 많습니다. 이런 여행에서 뮤직박스EQ2는 크기가 작고 가볍기 때문에 들고 다니기에 부담이 없는 것이 장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