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8. 19:42ㆍ별, 그리고 사진 - 국외/오로라 - Yellowknife, Canada
오로라 다큐멘터리의 마지막 촬영 일정은 3월 1일 아침 비행기를 타고 귀국하는 것이었는데, 옐로나이프에서의 이례적인 날씨로 인해 열흘 동안 제대로 찍은 게 없었다.
캐나다에 눌러 앉은 TWAN의 오로라 전문 사진가인 유이치도 20년 동안 이런 날씨는 처음이라고 하는데, 기상청 자료를 보니 1940년대에 그런 적이 있기는 있었던 것으로 나온다.
년중 240일이 맑은 동네, 그 중에서도 가장 맑은 날이 집중되는 계절에 일주일 연속으로 흐려버리니 일본에서 수백 만원씩 들여 날아왔다가 허탕치고 귀국하는 사람들이 수백 명이 넘어갔다. 관광객들 만큼이나 현지 관계자들도 한마디로 멘붕이었다. 다행히 한국 2월팀은 귀국 비행기 타기 4시간 전에 하늘이 열리면서 오로라 서브스톰을 볼 수 있었다. 한편의 드라마...
아무튼 3월 1일 아침 비행기로 귀국인데, '꾼의 감'이라는 게 있어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하늘에서 뭔가 일어나리라는 감...
결국 돌아가는 비행기 취소하고 눌러 앉았는데, 그날 일기예보에서는 흐린다고 했지만 쨍하게 맑아 주었고, 이제까지 본 중에 가장 아름다운 오로라를 만났다. 해가 저물면서 바로 오로라가 보이면서 도심의 하늘을 꽉 채우더니, 서브스톰이 몇 번을 터졌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짜릿한 밤이었다.
핑크핓이 가득하던 황홀한 너울거림이 아직도 눈앞에 어른거리는 듯하다. 어제도 만만찮은 날이었는데, 서브스톰 터진 횟수로는 이제까지 중 가장 많았다. 영하 43도까지 떨어지니 장비들이 하나 둘 불능 상태가 되면서 결국 새벽에는 눈으로만 봐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아쉬운 밤.
the beginning of auroral substorm.
16sec interval.
(from 8sec interval time-lapse sequence)
2013.3.1. Yellowkn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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