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의 학부모가 되면서 드는 생각

2013. 4. 2. 09:07살다보면

생명은 참으로 신비롭다. 물고기의 경우 남획으로 집단의 수가 줄어들고 기대수명이 짧아지면 성조숙증이 나타나 일찍 번식을 시도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원래는 3년은 자라야 번식을 하는데, 2년, 심지어 1년 만에 번식을 시도한다는 이야기다. 인간도 지금보다 평균 수명이 훨씬  짧았던 옛날에는 지금보다 훨씬 일찍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았다. 심지어 2차 성장이 나타나기도 전에 장가를 가던 시절도 있었다.

반대로 기대 수명이 길어지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60에 죽다가 80에 죽으면, 노년의 시간만이 늘어날까?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물고기의 예와 반대 현상으로 성체가 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요즘은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들은 학교에 데리고 갔다 데리고 와야 한다. 집의 그림자가 학교 운동장까지 늘어지는 거리인데도 그렇다. 아파트 단지 안에 초등학교가 있는데 1학년 마치는 시간이면 교문 앞에 학부모들이 장사진이다. 4.19에 참여했던 오십년 전의 국민학생이나, 총을 들고 무장투쟁을 했던 백 년 전의 어린 독립군이 보면 무척이나 한심할 것이다. 






그러나 어쩌겠나. 수명이 길어지면서 인간이 그에 맞추어 진화하는 것인데. 하지만 좋은 점도 있다. 늦게 어른이 되는 것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늦게 늙는다. 내 어릴 시절에는 30대면 아저씨 아줌마였는데, 지금은 나이 사십이래도 아저씨 아줌마로 보이지는 않는다. 여자 나이 스물이 절정이었던 것은 옛날 이야기인 듯. 요즘은 30대 중후반이 아닌가 싶다. 꼭 태희, 혜교, 지현(그들이 가장 아름다운 때는 아직 오지 않은 듯. 아무튼 비가 싫어)을 예로 들지 않아도 같이 사는 사람만 봐도 그렇다.

ps)
예전 내가 학교 다닐 때는 안 그랬는데 요즘은 왜 그럴까 싶어서 생각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