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5. 3. 21:52ㆍ사진에 관하여
- 2006.05.19
이번 사진전은 모두 덕유산만을 촬영한 사진이다. 이백휴님 말씀을 빌리자면 덕유산을 찍는 것이 아니라 덕유산에 떨어지는 빛을 찍은 사진이라고 해야 겠지만... ^^
덕유산에는 능선이 있고, 고사목이 있고, 하룻밤 쉬어갈 산장도 있고, 리조트도 있고, 무엇보다도 케이블카로 힘들이지 않고 올라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이것은 단점이기도 하다.
덕유산에 필자도 수차례 오르내렸지만 한번도 걸어서 올라가본 적이 없다. (걸어서 내려와본적은 있다. 밤에는 케이블카 운행을 안하기 때문에... -.-;;)
케이블카 덕분인지 전국 각지의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몰려오고, 날씨 좋은 겨울철 주말에는 향적봉 정상이 삼각대를 둘러맨 인파로 가득차고 주요 포인트에서는 줄을 서서 촬영하여야 하며, 일몰/일출시에는 자리싸움이 일어나기도 하는 산이기도 하다. 물론 초보에게는 편하다. 특히 겨울에는 발자국만 따라가보면 삼각대 펼쳐야 할 자리가 다 표시가 되어 있다. -.-;;
그렇게 쉽게 찍는 사진이 많다보니 덕유산의 사진은 대개 날씨가 좋거나 나쁘거나의 차이가 있을뿐 거의 같은 포인트에서의 엇비슷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번 이백휴님의 사진전은 덕유산 사진에 대한 그런 편견을 날려주었을 뿐 아니라 덕유산에 대한 생각을 달리해주는 그런 것이었다. 겨울이 오기 직전 눈이 쌓이기 전의 상고대의 디테일과 아침 햇살을 머금은 겹겹의 능선들, 저녁놀에 붉게 물든 나무와 설경... 흔한 덕유산 사진과는 다른 멋이 있고, 부지런히 산에 다닌 만큼 좋은 상황에서 촬영된 것이다. 역시 산을 알아야 산 사진을 찍을 수 있나 보다.
물론 이백휴님의 사진이 이제까지의 흔한 덕유산 사진과 달리 해주는 또하나의 요소는 6x17 파노라마가 주는 장대한 느낌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백휴님의 애기 린호프 617을 구입한 것이 얼마 되지 않은 것을 생각해 보면 그 짧은 시간에 이렇게 좋은 사진들을 찍어낼 수 있는 것은 역시 그만큼 덕유산을 잘 알고 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31점의 대형인화 작품은 인화 퀄리티도 굉장히 좋아 이백휴님의 꼼꼼한 성격을 옅볼 수 있다. 전시회가 열리는 익산까지 KTX로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시간과 차비가 전혀 아깝지 않은 전시회이다.
ps)
관람내내 산사진으로 전향할까 하는 생각과 617에 대한 엄청난 뽐뿌에 시달렸습니다.
그런데 잘 나온 사진 놔두고 팜플랫에는 맥시코 반군처럼 얼굴 동여매고 나오셨어요... ^^
벌써 끝났음. 온라인 전시 보려면
www.nemophoto.net 가서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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