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메라 EX2F 사용기 2. 똑딱이로 오로라 촬영에 도전하다

2012. 10. 13. 21:16천체사진가의 촬영장비

(SLR클럽 사용기에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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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와 렌즈의 성능? 별들에게 물어봐.

천체사진은 필름 시절부터 여러 사진 분야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분야 중의 하나로 일컬어진다. 어두운 밤하늘의 별을 촬영하는 것이기에 조리개를 개방해서 렌즈의 개방에서의 해상력 저하가 그대로 드러나고, 고감도를 사용하므로 카메라의 노이즈 성능이 그대로 드러난다. 또한 배경의 밤하늘은 비네팅을 숨김없이 드러내며 빛의 점인 별은 그 자체로 해상력 차트가 된다.

그래서 컴팩트 카메라, 즉 똑딱이로는 촬영하기 어려운 분야로 알려져 있다. 빛이 거의 없는 밤이라는 상황은 카메라에 내장된 자동 초점(AF)와 자동 노출(AE)가 작동하지 않으므로 모든 조작을 수동으로 해야 하는데, DSLR 정도가 아니고서는 천체사진을 촬영할 만큼 완벽한 수동 기능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별도 찍을 수 있는 f/1.4 조리개의 똑딱이

지난 번 사용기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삼성카메라 EX2F는 기능적으로 DSLR과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 천체사진 촬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되었고, 인천 도심에서 테스트 촬영을 해본 결과, 별이 생각보다 잘 찍힌다는 것을 확인했다.


인천 송도, 환산화각 24mm ISO400 f/2.8 8sec, resize only
여름대삼각형을 촬영한 것이다. 백조자리와 견우, 직녀성으로 불리는 독수리자리의 알타이르와 거문고자리의 베가가 보인다.



조리개, 셔터속도, 감도, 초점까지 모두 수동으로 설정할 수 있고, f/1.4라는 밝은 렌즈를 달고 있어서 천체사진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인천 도심에서 테스트 해보니 썩 괜찮아서, 이번 캐나다 촬영에서 본격적으로 천체사진에 도전해 보았다.



환산화각 24mm f/1.4 ISO400 16sec, resize only
캐나다 옐로나이프, 도심 주변 어느 선착장.

보름달이 휘영청 해서 밤이라지만 무척 밝다. 조리개를 f/1.4로 완전히 개방했는데도 가장자리에서 별의 모습이 뭉개지지 않는 것이 대단히 인상적이다. 해상도와 비네팅에서 f/1.4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의 성능을 보여주었다. 역시 슈나이더 렌즈.

일반적으로 밝은 렌즈들이 개방 조리개에서의 성능이 형편없는 경우가 많아서 삼성EX2F도 조리개 f/1.4라고 해서 명목상의 숫자일 뿐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개방에서도 가장자리까지 균일한 해상도와 비네팅 성능을 보여주어 놀라웠다.




환산화각 34mm f/3.1 ISO400 16sec, resize only
캐나다 옐로나이프, 도심 주변.
북두칠성이 빛나는 밤이다. 




환산화각 26mm f/2.7 16sec, resize only
캐나다 옐로나이프, 오로라빌리지
구름이 지나가는 가운데 오로라가 살짝 모습을 드러낸다. 원주민 전통 주거형태인 티피 쪽은 내부 조명으로 노출이 과다되었다.




환산화각 24mm f/2.5 ISO400 8sec, resize only
드디어 구름이 걷히고 밤하늘에 오로라가 너울거린다. 저 앞에 아저씨는 혹시 말춤?



환산화각 24mm f/2.5 ISO400 8sec, resize only
호수 건너편에서 담은 오로라. 물에 비친 반영이 좋다.


이제까지는 화장 안한 맨 얼굴이고, DSLR로 찍어도 보정을 해서 내보내니...
보정을 하면 얼마나 좋아지는지도 살펴보자.
JPEG로 촬영했지만 RAW도 지원하므로 RAW로 촬영해서 손을 보면 더 좋은 결과물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환산화각 24mm f/1.4 ISO400 4sec




환산화각 24mm f/1.4 ISO400 4sec




환산화각 24mm f/1.4 ISO400 4sec




그럼 마지막으로 연속으로 계속 촬영해서 오로라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보았다. 이런 것을 타임랩스 time-lapse라고 한다. 릴리즈를 연결할 수 있었으면 좀 더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을텐데, 그냥 손으로 계속 찍었다. 영상은 720p 고화질로 설정해서 보자.







사족.
삼성카메라 EX2F는 똑딱이 카메라가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는지 그 끝을 보여주었다. 어떤 생물종이던 진화의 끝은 멸종이고 그 끝에서 다시 시작한다. 자 이제 이 기능과 이 화질을 그대로 갤럭시 S4나 갤럭시 노트3에 넣어주고 Full Frame을 만들어주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