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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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발
얼마 전에 지하철에서 신발 광고를 봤는데, 딱 내 스타일 인거다. 물이 안들어 오면서도 편하고 단정한... 오래 걷는 일이 많다보니 신발에는 관심이 많다. 집사람 보다 신발이 훨씬 많을 정도니까. 방한화도 영하 70도 스펙부터 영하 32도까지, 등산화 스타일의 방한화부터 덧신까지. 갯벌용 장화부터 계곡용 신발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물론 결혼식 이후 10번도 안 신은 구두도 있다. 지를려다 보니, 이제는 남들이 보기에 무난한 그런 신발을 찾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았다. "이제 회사 다니는 것도 아니잖아.내가 무슨 신발을 신던 무슨 상관이야." 사진 찍으러 다니는 사람이니 편한대로 신으면 되는 거였다.회사원 생활을 오래 했더니 전업을 한지 수 년이 지나고도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뭐, 나름 모..
2013.03.12 -
전업 사진가가 된 뒤...
예전에 연봉이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되던 대기업 다니던 시절에는 3백만 원 넘던 캐논 5D mark II 카메라를 손을 부들부들 떨며 샀다. 그런데 월급이 5D mark II 가격 가까이 떨어져 나간 지금은 오히려 4백만 원이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캐논 5D mark III를 주저 없이 한 번에 석 대씩 주문한다. 직업적으로 하기 전과 후의 달라진 차이이다. ps) 오랜 만에 세차를 했는데 비가 온다.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한참 찾았는데 바로 옆에 있었다. 세차를 하니 못 알아 본 것... -.-;;
2012.03.06 -
뜯어만드는 종이모형 최고의 난이도 - 국제우주정거장
요즘 아들 녀석 때문에 뜯어만드는 종이 모형을 두루 섭렵하고 있는데, 그 중 최고의 난이도를 꼽으라면 단연 '국제우주정거장'이다. "난이도 : ★★★★★★★ (매우 어려움)"이라고 표기된 것만 보아도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무려 192조각을 맞추어야 하는데, 숙련자라고 해도 5시간은 걸린다. 사용가능 연령도 12세 이상이니 7살 어린이가 하려면 아빠의 희생(?)이 필수적이다. 별도 제품인 우주왕복선과 도킹도 된다. 그다지 가보고 싶은 곳은 아니었는데, 만들다보니 한 번쯤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 혹시나 사서 고생해보실 분들은... http://www.stareshop.com/goods_detail.asp?goodsIdx=455 => 국제우주정거장 http://www.s..
2012.01.25 -
사장이 바뀐 뒤
클릭해서 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21세기 대한민국 직장 생활의 단편. 심지어 4대 그룹 회사였다. 사진가로 전업한지 2년이 다 되어 간다. 수입은 재벌 머슴일 하던 때보다 절반도 안되지만 행복도는 100배도 넘을 듯. 굶지만 않는다면 하고 싶은 일 하고 살아야 한다. ‘굶지만’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으나......
2011.10.09 -
외다리 갈매기의 비밀
어떤 동물이라도 새끼 때에는 귀엽기 마련이다. 심지어 고슴도치도... 그런데 예외가 있으니 바로 갈매기 되겠다. 갈매기 집단 번식지의 갈매기 똥냄새에 침입자 인간을 경계하는 어미 갈매기들의 위협비행과 똥폭탄 투하 등의 주변 환경도 영향이 있겠지만, 엉금엉금 기어다니는 잿빛 털복숭이 새끼 갈매기는 귀여운 것과는 거리가 있다. 게다가 갈매기는 큰 날개에 비해 고기도 얼마 되지 않고, 결정적으로 맛도 없다! 그래서 멸종되지 않고 많은 개체가 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태사진가 이종렬님이 한마디 한다. 게다가 눈에 잘 띄는 흰색 새들은 맛이 없을 거라고 하는데, 경험상(!) 정말 그렇다. 고기 맛이 좋아 포식자들이 항상 노리는 종들은 그렇게 눈에 띄는 색깔로 진화할 수 없을 거라고... 얼마 전에 독도에 갔..
2011.06.09 -
사진가로 살아남기 - CF
사진가로 전업하고 몇 가지 수입원 중의 하나. CF도 촬영했는데, 후반 CG 등의 편집 작업은 다른 업체에서 진행했다. 한 달이 넘도록 맑은 하늘이 단 하루도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이전에 시안으로 준비했던 B컷들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다시 봐도 부끄러운 영상이다. 대기업을 그만두고 사진가로 전업한 지 1년여가 되었다. 수입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지만 어쨌든 아직까지는 살아남았다. 수입만 줄었을 뿐 가족과 지내는 시간이 많이 늘었고, 무엇보다도 죽을 것 같았던 그 시절과 비교하면 행복지수는 비교할 수 없다. 엄살일지도 모르겠으나 실제로 물고기 수준의 하등 동물이 아닌 노루나 멧돼지 같은 덩치가 있는 포유류도 아무런 물리적 위해를 가하지 않았음에도 스트레스만으로 죽는 일이 있다. 대기업 다니면서 나도 수명 ..
2011.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