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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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장군봉의 산사태
백두산은 그 모습이 매우 빠르게 변하는 산이다. 첫 번째로 산 정상 부근의 암석을 보면 용암이 솟아나와 단단하게 굳었다기보다는, 돌과 자갈이 화산재에 섞여서 그냥 뭉쳐진 것 같은 모습이다. 그래서 손으로 그냥 긁어도 부스러지는 정도이다. 가파른 경사면 아래에는 대개 무너져 내린 돌무더기가 쌓여있다. 사람이 없을 때 떨어지면 모르겠으나 낙석 때문에 다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장백폭포 가까이 가려면 예전에는 안전모를 써야 했는데, 지금은 그나마도 안전문제 등으로 폐쇄되어 있다. 천지의 천문봉에도 경사가 가파른 곳 아래에는 낙석 위험 때문에 철조망으로 접근을 막아 놓았다. 위 사진을 보면 그냥 가만 놔둬도 비바람의 침식작용으로 그 모습이 빨리 변해갈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백두산 모습..
2010.09.02 -
거기까지 가는 게 실력입니다
"거기까지 가는 게 실력입니다." 의 저자 유호종씨가 한 이야기다. 나름 찍기 어렵다는 천체사진 쪽에서도 99% 공감하는 내용이다. 나도 천문지도사 3급 연수 때 강의하면서 삼각대 펼칠 때까지가 95%라고 이야기한다. 필름을 사용할 때에는 밤이라는 빛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의 노출 결정이 대단히 어려운 일이었고, 그 결과는 현상을 할 때까지 확인할 수 없었다. 그만큼 어려운 것이 천체사진이었다. 그러나 찍고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좋은 사진을 만들기 위한 요소들 중 촬영 기술이 차지하는 비율은 극적으로 줄어들었다. 더 좋은 카메라와 더 좋은 렌즈, 그리고 더 좋은 환경이 좋은 사진을 만들어준다. 별이 잘 담기려면 별이 잘 보이는 곳으로 가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인데. 결국 더 어려워졌..
2010.07.08 -
백두산 가는 길
백두산 가는 길을 영상으로 만들어 보았다. 이른바 로드 무비 되겠다. 화면에서 클릭해서 Youtube에 가서 보면 더 큰 해상도로 볼 수 있다. 6월 중순인데 아직 눈이 녹지 않은 천지의 풍경이다.
2010.07.04 -
백두산 비룡폭포(장백폭포) 가는 길
백두산 천지의 물이 빠져나가는 곳이 단 한 곳 있는데, 그 곳이 백두산 북쪽의 달문이다. 그 물줄기가 흘러가다 높이 30여 미터의 절벽에서 떨어지는데, 이것이 비룡폭포이다. 중국에서는 백두산을 장백산이라고 부르고, 이 폭포도 장백폭포라고 부른다. 백두산 온천수가 솟아나오는 온도는 무려 83도. 이 뜨거운 물에 계란을 넣어 익혀서 판다. 옥수수, 소시지 같은 것들도 있다. 암탉이 잘 못 먹었는지 계란이 너무 작다. 비룡폭포(장백폭포) 올라가는 길옆에 온천이 솟아나오는 곳이 있다. 유황온천이라 냄새도 그윽(?)하다. 이 뜨거운 물에 발을 담그는 사람들 있다. 나는 손가락을 넣었다가 깜짝 놀라서 귀에 가져가고 말았다. 잠시 담갔는데도 손이 살짝 익었다. 이 사람들 한국인 아니다. 중국인들은 뜨거운 물에 잘 견..
2010.07.03 -
대성중학교의 윤동주 시비
내가 희망하는 가족 계획은 딸·아들 구별없이 셋을 낳아 해, 달, 별로 이름 붙이는 것이었다. 영장류의 번식을 어렵게 만드는 여러가지 한반도의 환경 조건으로 인하여 현재 하나만 낳아서 기르고 있기는 한데... 나보다 훨씬 전에 이런 생각을 실천한 분이 있었으니, 그 분은 바로 윤동주의 아버지(할아버지?)이다. 윤동주의 아명(兒名)은 ‘해환(海煥)’이었다. 아우 일주(一柱)는 ‘달환(達煥)’이었으며 막내동생은 ‘별환’으로, 해ㆍ달ㆍ별을 자식들 이름 앞에 차례로 붙인 것이다. 과연 시인이 나올만한 집안 내력이다. 윤동주 시인이 다녔던 대성중학교(현재는 용정중학교)에는 그의 시비가 서 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
2010.07.02 -
백두산 온천, 노천탕에 앉아 백두산을 즐기다
경기도의 이천·포천, 강원도의 척산, 충청도의 홍성·덕산·수안보·온양·유성·아산·도고, 경상도의 해운대·기장·동래·부곡·백암, 전라도의 화순·석정·도곡·화심·월출산... 이제까지 가본 국내 온천들이다. 빠진 곳들도 좀 있을 테니 이 정도면 나름 온천 매니아라고 할 수 있겠다. 별 사진을 찍다 보면 밤새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데 온천이 참 좋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국의 온천을 순례하게 되었는데, 이번에 백두산에서 그 목록에 하나를 더 추가하게 되었다. 백두산 온천은 장백폭포 아래에 있는데, 시설은 동네 목욕탕 수준이고, 종업원들의 서비스 마인드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한국 돈으로 1만원을 받는 때밀이는 안하니만 못하다는 것이 받아본 사람들의 중론. 단, 온천수 하나만은 최고이다. 유황온천 ..
2010.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