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루 사진전-나도(裸都)의 우수(憂愁)

2009. 8. 31. 00:41사진에 관하여

김미루 사진전-나도(裸都)의 우수(憂愁)
8월 25일부터 9월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현대.


폐허에서 사진 찍는 사람들 많다.

누드 찍는 사람은 더 많다.
폐허에서 누드 찍는 사진도 꽤 많다.
사실 이런 소재는 아마추어들이 모델 사다가 떼로 몰려가서 찍는 그런 사진들이 많다.
아름다운 인체를 왜 굳이 쓰레기 널브러진 재건축 예정지에 몰려가서 찍는지.
아마 그 극단적인 대비 효과 때문일 것이다마는, 왜 찍었어요? 라고 물었을 때 답이 궁색해지기 마련이다.

이런 상투적인 소재를 가지고 나름의 독창적인 부분을 만들어 가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런 사진이 여기에 있었다.
접근 방법이 다르고 지향점이 다르니 결과로 나온 사진도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상투적이지 않은 것은,
팔등신 미녀 모델을 세운 것이 아니라 작가 스스로가 카메라 앞에 서서일까.
(아무튼 8등신은 아니니까... 음... 미안하다. -.-;;)
벌거벗은 것은 작가가 아니라, 오히려 도시다.
뉴욕의 폐쇄된 기차역, 버려진 공장, 노숙자의 은신처, 파리의 지하 공동묘지 등 도시의 버려진 곳을 탐험하는 신종 모험가들의 분위기가 느껴지기까지 한다.
그래서 전시 제목에도 나도(裸都)라고 썼나보다.

몇 년 전 사진잡지에 소개된 것을 보았는데, 폐허에서 여자 혼자 누드로 작업하다보니 노숙자들이 달려들기도 한다고 해서 참 용감무쌍하구나 생각했었는데, 세월이 지나 이렇게 큰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하고 있다. 게다가 딱지도 많이 붙었다. 부럽다.

2005년~2007년에 촬영된 사진은 DSLR로 찍은 듯한데 해상도가 떨어져서 디테일이 아쉽다. 최근 사진에는 화소수가 높아진 듯하다. 이런 사진들은 구석구석까지 디테일이 살아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딱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

미국쪽 분위기가 무엇을 담는지에 집중하고 사진의 디테일한 묘사력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사진은 볼 줄 모르고 기술적인 면만 살피다 보니, 전시 돌아다녀보면 그렇다. 기술적으로는 독일쪽 대형 사진들이 최고의 디테일을 자랑한다.


갔다 왔으면 사진이 왜 하나도 없냐고?
저작권법!

이미지가 궁금하면 네이버에서 검색해 보면 된다.
20대의 나이에 네이버 인물정보에 등록되어 있다.
가족관계에 아버지 도올 "김용옥"이 눈에 띈다.

홈페이지는
http://www.miruk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