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의 태양면 통과 – 한 세기에 단 두 번 있는 천문 현상

2012. 6. 1. 13:27별별 이야기

오는 2012년 6월 6일에는 금성이 태양 앞을 지나가는 ‘금성 태양면 통과 현상‘이 일어난다. 태양-금성-지구가 일직선으로 배열되는 것이다. 지난 2004년에 이어 8년 만에 볼 수 있게 되었는데, 다음번은 105년 뒤인 2117년에나 볼 수 있다. 이 현상은 백여 년마다 8년 간격으로 두 번씩 일어난다.



2004년의 금성 태양면 통과.


아침 7시 10분부터 태양 표면 위에 검은 점으로 금성이 나타나는데, 오후 13시 48분이 되어야 반대쪽으로 빠져나온다. 태양은 눈으로 바로 볼 수 없으므로 얼마 전 부분일식과 마찬가지로 빛을 줄여주는 필터를 이용해야 한다.



이미지 출처 : 2012 천문달력



보다 상세한 정보는 한국천문연구원의 홈페이지를 참고하자.
http://www.kasi.re.kr/event/2012-05-25_venus_pass_sun/index.aspx



이 현상과 관련하여 역사상 가장 불운했던 이는 프랑스의 천문학자 르 장티(Guillaume Le Gentil, 1725-1792)일 것이다. 이론적으로 금성 태양면 통과를 멀리 떨어진 두 곳에서 재서 그 시차를 분석하면 태양과 금성과 지구 사이의 거리를 알 수 있다. 그래서 르 장티는 1760년 3월 인도로 출발한다. 그런데 1년이 넘게 여행하는 동안 프랑스와 영국이 전쟁을 시작해서 당시 영국 식민지였던 인도에 내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1761년 6월 6일 흔들리는 배 안에서 그저 눈으로만 봐야 했던 이 사람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귀국을 포기하고 8년 뒤의 두 번째 금성 태양면 통과를 기다리기로 하는데, 1769년 6월 3일에는 맑던 하늘에 구름이 지나가면서 관측에 실패하고 말았다. 돌아오는 길에 폭풍을 만나 배가 난파되어 죽을 고비를 넘기며 간신히 귀국했으나, 11년 동안이나 연락이 없던 그를 가족들은 죽은 줄 알았던 것이다. 친척들은 모든 재산을 나눠가졌고, 아내도 다른 남자와 재혼한  뒤였다.

이 이야기는 42명의 천문학자가 들려주는 별 이야기(조상호 저)에 자세히 나온다. 재미있는 책이니 서점에서 찾아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