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랩스, 움직임을 담다 (월간 DCM 8월호)

2013. 9. 23. 11:01Digital Photography

타임랩스, 움직임을 담다.

- 권오철 / 천체사진가 www.AstroPhoto.kr


타임랩스Time-lapse는 최근 들어 광고, 다큐멘터리, 심지어 예능이나 드라마에서도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시간의 흐름을 압축해서 이른바 ‘쎈 그림’을 만들어서 시청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시청률 약간의 오르락 내리락에 일희일비하는 입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강한 인상을 만들어내는 타임랩스가 효자 컨텐츠일 것이다. 이렇게 널리 쓰이다 보니 눈이 점점 높아져서 카메라를 그냥 삼각대에 고정하고 촬영하는 것은 심심해져 버렸다. 클라이언트의 높아진 눈에 맞추어 주려면 비싼 장비를 추가해서 움직임을 만들어 넣어야 하게 되었다.



영상에 움직임을 주다


일반 영상 촬영에서는 유압 헤드를 이용해서 부드럽게 카메라를 돌리거나 슬라이더 장비를 이용해서 카메라를 이동시켜 준다. 레일을 깔고 움직이는 달리 위에서 촬영하기도 한다. 사실 영상 업계에서 카메라에 움직임을 주는 장비는 수도 없이 많다. 리얼 타임 영상에서는 사람의 힘으로 천천히 움직여 줄 수 있지만, 타임랩스 촬영에서는 수백 번을 매번 일정하게 아주 조금씩 움직여 주어야 하기 때문에 별도의 모션 컨트롤 장비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유압 헤드


슬라이더


지미집 Jimmy Jib


Track Dolly




모션 컨트롤의 기본 요소


카메라에 움직임을 주는 장비가 무수히 많지만 기본적으로는 직선 운동과 회전 운동으로 나뉘어진다. 복잡한 장비들도 직선 운동과 회전 운동을 결합해서 사용하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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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 운동은 슬라이더를 이용하여 카메라를 수평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이때 카메라의 방향은 바뀌지 않기 때문에 원경의 피사체는 움직임이 거의 없지만, 근경의 피사체가 움직이게 된다. 카메라 시점이 달라지기 때문에 역동적인 화면을 만들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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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 운동은 유압 헤드를 이용해서 카메라의 방향을 돌려주는 것이다. 원경과 근경의 피사체가 같이 움직이지만 카메라 위치는 그대로이므로 시점 차이는 발생하지 않는다. 




타임랩스 모션 컨트롤 장비들


직선 운동을 만들어 주는 장비를 달리Dolly라고 부르고, 회전 운동을 만들어주는 장비를 로테이터Rotator라고 부른다. 초창기에는 장비가 아예 없어서 스스로 만들어 쓰거나 외국에서 갓 시판되기 시작한 제품을 수입해서 써야 했지만, 지금은 국산도 여러 가지 제품이 나오고 있다.



다이나믹펄셉션 www.dynamicperception.com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상용화된 달리 시스템의 원조격인 회사이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알루미늄 프로파일과 오픈소스 컨트롤러를 이용하여 저렴한 가격에 쓸만한 제품을 내놓았다.



 

케슬러크레인 www.kesslercrane.com

고가 장비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다. 설명서도 두툼하고 기능은 복잡하지만 결국 직선 운동과 회전 운동이다. 국내 방송국에서 몇 대 쓰고 있다.




 

DC Slider www.greenshop.co.kr

케슬러크레인보다는 저렴하지만 그래도 천만원이 넘는 고가장비이다. 상대적으로 조작이 간편하고 타임랩스와 일반 영상촬영을 병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방송국과 프로덕션에서 몇 대 쓰고 있다.


 


하늘기획 www.skypix.co.kr

국산으로 초기에는 많은 부분을 다이나믹펄셉션을 참고했지만, 컨트롤러는 국내에서 자체 개발하여 훨씬 사용하기 편하다. 천체망원경에서 사용하는 부품을 이용하여 만든 X/Y축 로테이터는 이제까지 나온 제품들 중에서 가장 신뢰성 있게 움직인다. 




 바라본 www.vifocam.co.kr

국산으로 다이나믹 펄셉션과 동일한 오픈소스 컨트롤러를 이용하기 때문에 사용법이 같다. 전동 달리 이외에도 크레인이나 바퀴 달린 기구 등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았다.



 

코노바 www.bbosasi.com

국산으로 기존에 생산하던 슬라이더에 전동 컨트롤러를 붙여서 타임랩스용으로 기능을 확장할 수 있게 만들었다. 최근에는 X/Y축 로테이터도 개발하여 연동할 수 있게 되었다. 





타임랩스 모션 컨트롤 사례 분석


달리와 로테이터의 움직임을 결합하여 다양한 움직임 효과를 줄 수 있다. 그 각각의 예를 살펴 보기로 하자.


(1) 달리 경사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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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를 수평이 아니라 경사지게 설치한 예이다. 이로서 수평으로 이동하는 것보다 감각적인 영상을 얻을 수 있다.



(2) 로테이터를 수직으로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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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테이터를 수평이 아니라 수직으로 설치해서 역동적인 영상을 얻어낼 수 있다. 이 경우 로테이터의 모터가 충분히 강력해야 한다. 




(3) 직선 운동과 회전 운동의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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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 운동과 회전 운동을 결합한 예이다. 직선운동만 사용하면 주제로 등장하는 눈을 뒤집어쓴 나무는 화각을 벗어나게 된다. 달리가 이동함에 따라 카메라를 회전시켜주는 로테이터를 사용해서 주 피사체가 화면을 벗어나지 않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하면 카메라가 주 피사체를 가운데 놓고 빙 도는 듯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주 피사체가 1m 이내의 거리에 있는 작은 물체인 경우에는 초점거리 변화가 크기 때문에 둥글게 휘어진 레일(바라본 제품)을 쓰기도 한다. 




(4) 직선 운동과 회전 운동의 결합 (회전방향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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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 운동과 회전 운동을 결합하되 앞서 예에서와 달리 회전 방향을 반대로 한 경우이다. 이 경우 카메라가 주 피사체를 빠르게 스치고 지나가면서 다른 방향을 바라보게 된다. 위 예에서는 백령도의 탱크를 바라보던 카메라가 포신을 따라 이동하며 북녁땅을 바라보며 끝나게 된다. 이처럼 직선 운동과 회전 운동은 단독으로 쓰는 것보다 결합하여 사용할 때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모션 컨트롤 장비 없이 만드는 움직임 효과


모션 컨트롤 장비가 없어도 움직임 효과를 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원본 이미지는 해상도가 충분히 크므로 화면 안에서 움직이면서 로테이션 효과를 줄 수 있다. 단, 카메라의 위치가 고정이므로 직선 운동까지 흉내 낼 수는 없다.


 

캐논 5D mark III의 가로 해상도는 5760px로 FullHD의 1920px의 세 배나 된다. 그러므로 화면 안에서 일정 부분을 잘라내어 panning 효과를 주거나 zooming 효과를 줄 수 있다.



또 한가지 방법은 카메라를 그냥 손으로 들고 이동하거나 삼각대를 조금씩 이동하면서 촬영하는 방법이다. 엘리베이터나 대관람차와 같이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탈것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이렇게 촬영하는 경우 영상으로 붙여보면 카메라의 흔들림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움직임을 안정화하는 처리를 해야 한다. Adobe AfterEffects 5.5 버전 이후에서는 Warp Stabilizer 라는 매우 강력한 흔들림 안정화 기능이 제공된다.


 

흔들림 보정기능이 강력하긴 하지만 완벽한 것은 아니므로 가능하면 광각렌즈보다는 표준렌즈 화각을 사용하고, 주 피사체를 가운데에 정확하게 배치하여 좌우 수평을 맞추어 매 컷을 촬영해 나가는 것이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