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하여(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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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사진전 <WHITE>
사진가 김주원의 전시가 6월 1일부터 16일까지 청담동 봄갤러리에서 열린다. 김주원 하면 떠오르는 것이 베스트 셀러였고 스테디 셀러인 '사진가를 위한 포토샵'일 것이다. 포토샵의 대가인 만큼 프린트 수준은 최상이다. 국내 사진가의 전시들을 이제까지 수년간 돌아다녀 본 중에 프린트 가장 잘 된 두 개를 꼽으라면 그 중 하나일 정도다. 주 소재인 눈과 하네뮬레 용지와의 궁합도 아주 좋다. 촬영된 사진들은 모두 지난 겨울에 소니의 DSLR인 알파900으로 촬영한 것인데, 사전 정보 없이 보면 아마도 다들 대형 포맷을 사용한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사실 이 정도의 프린팅이 나오려면 원본 자체가 완벽해야 한다. 예의 베스트 셀러 덕분에 그의 사진이 포토샵으로 떡칠된 사진이 아닐까 하는 선입견을 가질지도 모르겠다...
2010.06.02 -
유영기, 틈새생명 전시
유영기 사진전 "틈새생명" 갤러리 나우, 2010.3.24~4.6 사진이 출현하면서 회화는 사실주의를 넘어 느끼는 대로 표현하고 추상 미술로 넘어갈 수 있었다. 반대로 요즘은 사진이 미술시장으로 들어가면서 장노출이나 초점 흐리기와 같이 대상의 형태를 흐리게 하는 기법의 사진들이 유행하기도 한다. 유영기의 사진은 비닐하우스의 비닐과 비닐 사이의 좁은 틈새에서 자라난 식물들을 촬영한 것이다. 가까이서 가만히 들여다보면 악착같은 생명력이 느껴지고, 한발 떨어져서 보면 잭슨 폴록(Paul Jackson Pollock)의 추상 회화를 보는 듯하다. 대형 카메라를 이용하여 대상을 세밀하게 표현하였는데, 극한의 디테일이 역설적으로 대상의 본질을 넘어서는 느낌을 만들어 내었다. 간만에 참으로 좋은 사진 보았다. ■ 전..
2010.04.18 -
세바스티앙 살가도 Sebastião Salgado 고양 아람누리 전시
파인아트에서는 인화의 미묘한 톤과 계조를 실제로 전시장에서 보는 것과 인터넷으로 보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것이다. 다큐멘터리류의 사진이라면? 인화 퀄리티 보다 그 내용이 중요하다고 할 것이기에 전시장에서 보건, 잡지에서 보건, 인터넷으로 보건, 신문에서 보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굳이 오리지널 프린트를 멀리까지 찾아가서 보는 이유는 내용에 더하여 더 큰 사이즈로 보다 생생하게 느끼기 위함일 것이고, 내 경우는 직접 가서 그 ‘기’를 좀 나누어 받기 위함이기도 하다. 우리 시대 다큐멘터리의 살아있는 전설인 살가도(Sebastião Salgado)의 사진이라면, 왕복 네 시간의 거리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그는 취재 및 촬영에서도 현지에서 계속 머무르며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2010.02.15 -
서울국제사진페스티발 2009, CROSS - 현실과 가상의 교차
서울국제사진페스티발2009 2009.12.1 ~ 2010.1.31 서울 송파구 가든파이프 지하1층 http://www.sipf.net 구 서울역사 건물에서의 2회 행사에 이어 이번 3회째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송파구의 가든파이브. 첫회에는 인사동 갤러리들에서 했는데, 이제는 빈집털이(?) 전문이 되었다. 그 큰 건물이 그렇게 텅 비어 있어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하다. 이번 전시의 주제 와 너무 잘 어울린다. 주제가 주제이니 만큼 스트레이트 포토가 아니라 making photo, 특히 합성 등의 작업이 대부분이다. 워낙 대규모 전시라 볼 것도 많다. 가기 전에 밥 든든히 챙겨 먹고 가야 한다. 이미지들이 너무 많아 머리가 피곤할 정도다. 현대 미술은 왜 그리 머리 아픈지. 개념에 맞는 아우라도 갖춰줬으면...
2010.01.25 -
박노해 첫 사진전 - 라 광야
충무로의 갤러리M에서 박노해 시인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2010. 1.7 ~ 1.28. 중동의 분쟁지역을 촬영한 사진인데, 종군기자들의 사진처럼 적나라한 사진이 아님에도 그의 사진에 붙은 글과 함께 울림이 길게 느껴진다. 사진 볼 때 가슴 속에서 뭔가 올라오기 시작하던 것이 결국 전시장 문 밖에 나오면서 눈물로 흐른다. 그 곳에서 시인은 카메라를 들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하긴 100년 전의 한반도나 지금의 팔레스타인에 태어났다면 할 수 있는 일은 총을 드는 것 외에는 없었을 테니. 살면서 전쟁이나 기아를 겪지 않는 것이 이렇게 다행일 수 없다. 앞으로 몇 십 년 더 지나봐야 확실해지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인류 역사상 극소수 지역의 축복받은 세대가 될 것이다. 인류 역사를 보면 전쟁을 겪지 않는 세대는..
2010.01.16 -
국내 사진잡지들과 일본 사진잡지
매월 말이 되면 사진잡지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배송되어 온다. 내가 정기구독하는 잡지들은 현재 4가지이다. - 월간 사진 (www.monthlyphoto.com) - 월간 사진예술 (www.photoart.co.kr) - 월간 포토넷 (www.mphotonet.com) - 월간 DCM (www.dcmcafe.co.kr) (이상 가나다순. -.-;;) 작년에는 DCM 대신 National Geographic을 받아보았는데, 영문판이라 읽기가 너무 힘들었고 달러가 비싸지다 보니 그만 끊었다. 정기구독 연장 안했더니 연장하라는 국제우편이 6개월 이상 매달 온 것 같다. 정기구독자 언제 끝나는지 별 신경 안 쓰는 국내 잡지사들은 본받아야 한다. 사진 잡지를 가장 싸게 보는 법은 대형 서점에 가서 보는 것이다. ..
2009.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