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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의 학부모가 되면서 드는 생각
생명은 참으로 신비롭다. 물고기의 경우 남획으로 집단의 수가 줄어들고 기대수명이 짧아지면 성조숙증이 나타나 일찍 번식을 시도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원래는 3년은 자라야 번식을 하는데, 2년, 심지어 1년 만에 번식을 시도한다는 이야기다. 인간도 지금보다 평균 수명이 훨씬 짧았던 옛날에는 지금보다 훨씬 일찍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았다. 심지어 2차 성장이 나타나기도 전에 장가를 가던 시절도 있었다. 반대로 기대 수명이 길어지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어 60에 죽다가 80에 죽으면, 노년의 시간만이 늘어날까?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물고기의 예와 반대 현상으로 성체가 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요즘은 초등학교 1학년 어린이들은 학교에 데리고 갔다 데리고 와야 한다. 집의 그림자가 학교..
2013.04.02 -
오로라, 가장 좋아하는 색은 핑크
오로라의 여러 색깔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은 핑크빛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오묘한 색인데, 이 색은 사진으로만 이렇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도 선명하게 보이기 때문에 더욱 좋다. 이 색은 매우 강한 오로라가 나타날 때에만, 그것도 가장 밝은 부분에서 나타나는 색이다. 오로라를 볼 때 이 색을 보았다면 밤하늘에서 경험할 수 있는 거의 최대치를 본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태양에서 온 입자들이 대기 아래쪽까지 깊숙히 침투해서 산소 원자나 분자 보다 더 무거운 질소 분자를 들뜬 상태로 만들 때에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 예정된 귀국일에 귀국을 포기하고 눌러 앉았는데, 그날 밤 하늘은 그만큼 화려한 오로라로 보답해 주었다. Yellowknife, Canada. 2013.
2013.03.18 -
나의 신발
얼마 전에 지하철에서 신발 광고를 봤는데, 딱 내 스타일 인거다. 물이 안들어 오면서도 편하고 단정한... 오래 걷는 일이 많다보니 신발에는 관심이 많다. 집사람 보다 신발이 훨씬 많을 정도니까. 방한화도 영하 70도 스펙부터 영하 32도까지, 등산화 스타일의 방한화부터 덧신까지. 갯벌용 장화부터 계곡용 신발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물론 결혼식 이후 10번도 안 신은 구두도 있다. 지를려다 보니, 이제는 남들이 보기에 무난한 그런 신발을 찾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았다. "이제 회사 다니는 것도 아니잖아.내가 무슨 신발을 신던 무슨 상관이야." 사진 찍으러 다니는 사람이니 편한대로 신으면 되는 거였다.회사원 생활을 오래 했더니 전업을 한지 수 년이 지나고도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뭐, 나름 모..
2013.03.12 -
오로라 여행의 마지막 밤
촬영 연장을 결정하고, 어제가 마지막 촬영.등잔 밑이 어둡다고 태양에서 흑점 폭발이 일어났지만 지구 반대편 방향이라 오히려 오로라 오발의 Activity level은 최저치인 1에 붙어 있었는데... 이제까지 중에 서브스톰이 터지는 것을 횟수로 가장 많이 본 날이 되었다. 붉은 색 오로라가 보이더니... 순간 방심한 틈에 서브스톰이 터져서 노출이 나가버렸다. 눈이 형광색으로 물든 것이 보인다. 어제 밤 영하 43도 까지 내려갔는데, 페이스 마스크가 얼어서 굳어버렸고, 눈썹에도 작은 고드름이 달리는 경험을 했다.
2013.03.08 -
오로라 서브스톰의 시작
오로라 다큐멘터리의 마지막 촬영 일정은 3월 1일 아침 비행기를 타고 귀국하는 것이었는데, 옐로나이프에서의 이례적인 날씨로 인해 열흘 동안 제대로 찍은 게 없었다. 캐나다에 눌러 앉은 TWAN의 오로라 전문 사진가인 유이치도 20년 동안 이런 날씨는 처음이라고 하는데, 기상청 자료를 보니 1940년대에 그런 적이 있기는 있었던 것으로 나온다. 년중 240일이 맑은 동네, 그 중에서도 가장 맑은 날이 집중되는 계절에 일주일 연속으로 흐려버리니 일본에서 수백 만원씩 들여 날아왔다가 허탕치고 귀국하는 사람들이 수백 명이 넘어갔다. 관광객들 만큼이나 현지 관계자들도 한마디로 멘붕이었다. 다행히 한국 2월팀은 귀국 비행기 타기 4시간 전에 하늘이 열리면서 오로라 서브스톰을 볼 수 있었다. 한편의 드라마... 아무..
2013.03.08 -
세계 최고의 오로라 사진가
세계 최고의 오로라 사진가는 누구일까. 내가 아는 한도 내에서는 세이지라는 일본인이다. 처음 듣는 이름이라고? 아마도 그럴 것이다. 왜냐하면 그의 사진에는 그의 이름이 붙어있지 않다. 세계에서 오로라를 보기 가장 좋은 곳인 캐나다 옐로나이프, 그곳의 대표적 오로라 관광지인 오로라 빌리지의 기념품 가게에서 일하는 친구이다. 그에게는 추가적인 업무가 하나 있는데, 매일 매일의 오로라를 기록해서 오로라 빌리지의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이다. http://www.aurora-tour.com/aurora_info/Aurora_infomation12.html 이곳의 오로라 사진들이 그가 촬영한 것이다. 구도도 소박하고, 그가 사용하는 카메라도 보급형 카메라에 번들 렌즈라서 화질이 대단히 좋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
2013.03.08